논문학기에 원격지도 받기

신희선, 정한별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rebecca20@kaist.ac.kr, confusion@kaist.ac.kr


S(24)는 2016년 12월 15일 석사학위 논문심사를 끝내고 석사학위 소지자가 되었다. 매년 1,000여명이 넘는 학생이 석사학위를 받는 KAIST에서 굳이 S의 석사학위가 왜 특별하냐 하면, 하필 논문 작성을 시작할 6월 말쯤 지도교수님이 독일 뮌헨으로 연구년을 보내러 가시게 되면서 그들 사이에는 약 8,700km의 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진짜 거리. 이 글은 2016년 6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6개월 간 S가 어떻게 “원격지도”를 받고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글이다.

먼저 6개월 간 S의 석사학위논문 작업과정을 간단한 요약하면 <표1>과 같다.

시기

작업
(지도교수님과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지도 방법
6월, 7월, 8월

자료조사, 논문 작성

 

9월

지도교수님과 조우 바르셀로나 학회 참석 겸
뮌헨 방문(8/30~9/8)

10월 초

논문 Chapter 1을 보내드림
3-4일 후 교수님 피드백 받음

Telegram 메신저
문서파일/사진/스캔 파일

10월 말

한 Chapter가 빠진 논문 초고를 보내드림
3-4일 후 교수님 피드백 받음

Telegram 메신저
긴 코멘트의 경우에는 메일
문서파일/사진/스캔 파일
11월 중순

논문 제출 일주일 전 논문 최종본 보내드림
교수님 피드백 받음

Telegram 메신저
약 1시간 가량의 전화 통화

11월 말 교수님의 마지막 피드백

Telegram 메신저
긴 코멘트의 경우에는 메일
사진/스캔 파일

12월 중순

학위논문심사 20분 전,
3개월 여만에 교수님과 조우

 

<표1> S의 석사학위논문 작업과정

S는 6, 7, 8월 동안 논문 작성을 위한 자료조사를 하고 나름의 개요를 짜서 논문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9월 초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학회에서 지도교수님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아직 자세한 내용은 없는 상태였지만, 여러 날 동안 논문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뮌헨 영국공원(Englischer Garten)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시내 맥주집에서, 근교에 있는 슈텐베르크 호수(Starnberger See) 위 배를 타면서, 바이에른 왕가가 여름 휴가를 보냈던 님펜부르크 궁전(Nymphenburg Palace)을 거닐며,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도… 귀국 후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동안 작성한 약 8,000단어는 버려졌다. 그리고 S는 독일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논문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as

<그림1> 메신저를 통한 원격 논문지도

10월 초, 그동안 작성한 논문의 첫 챕터를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교수님께 전송했다. 3일 후 피드백을 받았다. <그림1>처럼 S가 워드 파일을 보내면 교수님은 보통 인쇄한 종이에 빨간색으로 코멘트를 적으셨고, 그것을 촬영 혹은 스캔한 파일을 보내셨다. 10월 말, 11월 중순, 11월 말에도 비슷한 작업이 오갔다.

11월 중순에는 처음으로 약 한 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했는데, 이 때 “실패한 박사논문 같다”라는 코멘트를 받았다고 S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회상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수님이 “그렇지만 석사학위논문으로는 충분해 보인다”라고 덧붙이셨다는 점.)

2016년 12월 15일 학위논문 심사를 받기 20분 전 3개월 만에 교수님을 만나 응원을 받고, 무사히 심사를 마쳤다.

그렇다면 6월부터 12월까지 S의 심경 변화는 어땠을까? 다음은 S의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의 우울곡선이다.

수업뒤켠_원격지도

<그림2> S의 논문학기 동안의 우울곡선

S가 만약 원격지도를 받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이보다 훨씬 행복했을까? 덜 슬프고, 덜 괴롭고, 덜 화났을까? 놀랍게도 다른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S의 그래프는 매우 전형적이다. 학위논문 심사를 받는 보통의 학생들은 약 4개월 전 쯤부터 서서히 우울해지기 시작해서 한 달 전 쯤이 되었을 때는 화, 슬픔, 우울, 패배감, 자괴감 등이 극대화된다. 원격지도를 오히려 좋은 경험으로 추억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4년 전 원격지도를 받았던 한 선배 Y는 “오히려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했다”고 말했고 K역시 “좋았다”고 답했다. 물론 심경변화가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어쩌면 문제는 “원격성”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S의 6개월 간의 여정이 증명하듯 메신저, 메일, 사진, 스캔파일, (인터넷)전화 등 원격성을 극복할 매개기술은 얼마든지 많다.

마지막으로 S에게 물었다. 앞으로 지도교수님과 떨어져 원격지도를 받아야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동료들에게 유경험자로서 어떤 조언을 하겠냐고.

“멀리 떨어진 것은 졸업이지 지도교수가 아니다.”

 

그러니 여러분, 원격성을 너무 두려워 말자.


추천 만들거리

텔레그램 이용 꿀팁! 텔레그램은 카XXX와는 다르게 사용자가 직접 스티커를 꽤 쉽게 만들 수 있다. 논문 작성이 막혔을 때 본인의 심경을 대변하는 스티커를 제작하면 스트레스를 조금 날릴 수 있다. 애꿎은 휴대폰을 던지지 말고 스티커를 만들어 화를 풀자.

  • 텔레그램 친구 검색에서 ‘@stickers’ 를 검색한다.
  • ‘/newstickerpack’를 입력하여 새로운 스티커팩을 만든다.
  • 내가 만들 스티커팩과 가장 유사한 이모지(emoji)를 입력한다. 이후 해당 이모지를 대화 텍스트창에 입력할 경우, 입력한 이모지와 유사한 스티커가 자동으로 추천된다.
  • 스티커로 사용할 이미지 파일을 전송한다. (여러장 가능) 원하는 스티커를 모두 전송했으면 ‘/publish’를 입력한다.
  • 생성된 스티커팩에 새로운 스티커를 추가하고 싶을 경우엔 ‘/addsticker’를 입력하여 가능하다. 만약 스티커를 추가하는 도중 실행 취소하고 싶을 땐 ‘/cancel’을 입력한다. 스티커팩에서 이미 추가된 스티커를 삭제하고 싶을 경우 ‘/delsticker’를 입력한다.

예시 스티커 하나를 소개한다. 아까운 한숨, 실제로 쉬지말고 스티커로 쉬자asdf.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WordPress.com 제공.

위로 ↑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