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Policy Review #2: 『지역기반 지식트라이앵글에서 대학의 역할 강화 방안』 리뷰 (vol. 2)

전준하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사과정)
schneider0104@kaist.ac.kr


이 글은 김형주∙성경모∙임영훈∙고병옥∙이다은∙채윤식 (2016). 『지역기반 지식트라이앵글에서 대학의 역할 강화 방안』. 정책연구 2016-05.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를 리뷰한다. 본 보고서 및 요약은 아래와 같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홈페이지 → 발간물 → 연구보고서 → 정책연구 → 글 번호 #840. 지역 기반의 지식 트라이앵글에서 대학의 역할 강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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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내용 요약 (출처 STEPI 홈페이지)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 지식기반경제가 발전하면서 지역혁신을 위한 대학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음
– 지식기반경제의 발전에 따라 지식 생산과 혁신 창출을 위한 근접성(proximity)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혁신 중심지들의 등장과 변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지역 차원의 혁신정책의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음
■ 국내에서는 지역혁신정책과 산학협력정책을 통해 대학의 지역혁신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들을 추진해 왔으나, 여전히 대학과 지역 기업 간 연계는 부족한 편임. 이에 지역혁신을 위해 대학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새로이 진단하고 이를 향후 정책에 반영할 필요성이 제기됨

 

[주요 연구내용]

■ 지식트라이앵글(Knowledge Triangle)(OECD, 2015; 2016)은 지식의 형성을 연구, 교육, 혁신 간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적인 과정으로 이해하는 개념적 도구이며, 최근 OECD(2015; 2016)에서 연구, 교육, 혁신 정책 부문의 통합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제로 제기됨

■ 지식트라이앵글 관점에서 볼 때 세 부문의 활동에 모두 참여하는 주체인 대학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혁신활동의 지역화에 따라 지역의 성장과 발전이 결정되는 지식기반경제에서 지역 차원의(place-based) 대학의 역할이 핵심적인 분석 대상임

■ 본 연구는 현재 정책 분야에서 의제 성격으로 논의되고 있는 지식트라이앵글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역혁신에 기여하는 대학의 역할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역할을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하고자 함

■ 지역과 대학이 긴밀하게 협력해온 역사적 배경을 가진 서구의 대학들은 기술이전과 고급인력 공급 등 전통적인 산학협력 이외에 최근 부상하는 도시기반 혁신(urban innovation)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지역혁신을 위한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음

■ 국내 사례 부분에서는 기존의 산학협력 모델에서 벗어나 지식트라이앵글 관점에서 한국 대학과 지역 간 새로운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사례를 분석하여 그 가능성과 한계를 제시하고자 함

 

[결론 및 정책제언]

■ 지식트라이앵글 관점에서 지역혁신에 기여하는 대학의 새로운 역할을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전략과 정책 과제를 제안함

■ 지역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학의 역할 강화 전략
[정책 과제 1] 대학 캠퍼스 주변을 창업 및 혁신공간으로 개발하는 대학의 역할 지원

■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 부문 RD&D 거점으로 대학의 역할 강화 전략
[정책 과제 2] 데이터 기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지자체 파트너십 프로젝트 지원

■ 지역과 대학 간 파트너십 형성을 위한 거버넌스 전략
[정책 과제 3] 국가 중심의 대학 거버넌스를 지역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

 

 

혁신의, 혁신에 의한, 혁신을 위한 시대에 대학 역시 혁신에 기여하기를 요구 받고 있다. 이를 대학의 ‘제3의 역할’이라고 따로 분류하는 이유는 뭘까. 예상컨대, 혁신으로 반드시 이어지리라는 법이 없는, 그래서 그 효과를 확인하기가 힘든 교육과 연구의 효율성에 대한 의심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엔 대학이 ‘교육과 연구를 통해서’ 혁신에 기여한다는 명제는 유효하지 않다. 기업가정신교육을 받은 대학 구성원들의 창업 혹은 기술이전∙사업화가 가능한 국가원천기술연구라면 모를까. 본 보고서를 포함해서 많은 연구들이 지식기반사회 속 대학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그 주요한 이유인 대학의 전통적인 지식의 전달 및 생산 역할에 대한 인식과 논의는 소홀히 한 채 새로운 역할과 기능 – 직접적으로 혁신에 관여하는 – 의 발굴과 그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룬다. 대학이 어떤 기관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유의미한 논의는 기존의 대학이 해왔던 역할과 기능, 그리고 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의 통합적인 고려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교육과 연구, 그리고 혁신을 삼각형의 꼭지점에 각각 위치시켜서 그 조율과 시너지를 논하는 지식트라이앵글(Knowledge Triangle)이라는 개념은 그것이 실제로 연구 틀로서 잘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매우 적절한 것이다. 또한 지역과 대학의 연계가 특히 부족한 우리나라의 실정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지역기반 지식트라이앵글에서 대학의 역할 강화 방안>은 매우 중요한 주제를 다룬 보고서다.

본 보고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식트라이앵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지식트라이앵글은 비교적 최근 등장한 개념이기는 하나 나름 10년전부터 학계보다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단어다. EU가 리스본 전략[1]을 세우며 주창한 개념이 최근 다시 OECD에서 조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역혁신을 위한 대학의 역할은 보고서의 2장에서 다루듯 굉장히 오랫동안, 또 많이 연구가 된 주제다. 국가혁신시스템 개념을 지역에 적용시킨 지역혁신시스템이나 정부-산업(기업)-학계(대학) 간 역학 및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도입된 트리플헬릭스 모델 역시 대학의 역할에 주목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땅히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야 한다.

지식트라이앵글은 이 둘과 어떻게 다른가? 어떤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가? 연구 틀로서 정말 유효하고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는가?

지역혁신시스템, 트리플헬릭스, 그리고 지식트라이앵글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은 분명 무리수다. 각각 강조점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론으로 정립된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억지로라도 셋을 구분해 놓고 지식트라이앵글 관점을 통해 새로운 대학의 지역적 역할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고서 곳곳에서 꾸준하게 강조하는 ‘지역 산업 외 공공부문까지 포함한 로컬 커뮤니티 기여’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앞서 본 리뷰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지식트라이앵글의 명시적 의의인 교육-연구-혁신이라는 “세 개의 구성요소간 시너지”, 즉 “세 정책분야 간 상호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강조한다는 점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불분명하다. 이 때문에 독자들이 보고서의 주제나 지식트라이앵글에 대해 헷갈릴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보고서는 분명 지식트라이앵글의 이런 명시적 의의보다 대학이 어떻게 ‘로컬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 산업을 부흥시키는 것만큼이나 확실하게 기여하는 방법도 없기에 해당 내용을 빠뜨리지는 않지만, 보고서는 그 이상의 무엇을 발굴하고자 했으며 그 결과 ‘창업지원 거점’, ‘지역사회 이슈 및 문제해결을 위한 공공부문 연구’ 등에 천착했다. 사실 전자는 트리플헬릭스 관점을 차용하는 학자들이 주목한 부분이고, 후자 역시 트리플헬릭스에 시민사회를 덧붙인 쿼드러플헬릭스를 주창한 사람들이 연구를 해왔다는 점에서 본 보고서가 앞서 던진 질문들 – 지식트라이앵글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지 – 에 만족스러운 답이 되지 못하는 듯하다.

다음으로 보고서의 주 연구내용을 들여다보자. 대학 특성 및 지역의 이슈에 따른 분류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보고서가 분석한 해외 및 국내 사례들은 모두 흥미롭고 보고서의 목적에 들어맞는 ‘선도사례’임에 틀림없다. 다만 아무리 ‘선도사례’라고 해도 국내 사례에 흔히 명문대학 내지는 상위 대학으로 불리는 KAIST, UNIST, 성균관대, 그리고 고려대만 포함시킨 것은 아쉽다. ‘지역’을 주제로 잡은 만큼 최소한 지방거점국립대학을 포함시키는 것이 의미 있지 않았을까. 다르게 해석하면 우리나라의 몇몇 상위 대학을 제외하고는 지역과의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이 전무하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

이를 지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상위 대학과 나머지 대학이 처한 상황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보고서에서 지적했듯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이 국가차원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성장했고, 여전히 국가차원의 관리가 매우 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 대학과 관련한 기사들이 대부분 대학재정지원사업과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한 것이라는 것만 봐도 이는 명백하다. 많은 대학들이, 특히 지방대학들이 이 사업과 평가에 목매고 있다는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면 보고서에서 소개된 상위 대학들은 이런 압박을 비교적 적게 받고 있다. 성과평가결과를 토대로 선정하는 재정지원사업들이 상위 대학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해당 대학들은 복수의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교육과 연구와 혁신 모든 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반면 하위 대학들의 경우 한두 개 재정지원사업을 따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재정지원사업들이 기능별로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등 여러 기능 중에 하나에만 집중해도 모자란 상황이다. 말 그대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대학 간에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위 대학 위주의 선도사례연구는 일반화시키기 어렵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각 대학에 역할과 기능을 분배 및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이 지역기반 지식트라이앵글 차원의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차원의 대학재정지원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더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보고서가 제안한 세 가지 정책과제 중 세번째에서 해당 내용을 언급하고 있기는 하나, 보고서가 연구를 통해 내놓은 제언이 아니기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여러 선도사례들을 분석해 얻은 정책적 시사점은 전체 보고서 분량 200쪽 중 매우 적은 비중인 5쪽 안에 압축적으로 담겨있다. 앞서 살펴보았듯 대학의 ‘창업’과 ‘공공부문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도사례들을 토대로 추출해낸 결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대학이 꼭 창업과 공공부문 연구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은 아닐 테다. 따지고 보면 대학에서 수행된 연구를 기반으로 한 기술창업이 아니라면 굳이 창업지원 거점을 대학으로 설정할 필요는 없으며, 공공부문 연구 역시 협력이 필요하겠지만 꼭 대학에서 담당하지 않고 지역기반 연구소나 출연연 등에서 도맡아도 될 일이다. 다만 대학이 해당 기능을 맡는다면 다양한 시너지와 긍정적 외부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더 중요한 일은 지식트라이앵글의 명시적 의의에 다시 주목해 이 시너지를 발생시킬 방법을 논의하는 것일지 모른다. 미국의 바이-돌 법 제정 이후 대학의 기술이전이 활성화 된 한편 대학의 상업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었듯, 대학의 창업거점화에 의한 부작용 등도 따져가면서 각 지역과 대학이 함께 교육-연구-혁신의 지식트라이앵글을 발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를 시작으로, 이 보고서보다 더 넓게 지식트라이앵글 관점을 차용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1] 리스본 전략(Lisbon Strategy)이란 EC (European Commision)가 2000년에 제시한 EU의 10개년 경제발전방안으로, 수립에 국가혁신시스템을 주창한 여러 학자들이 참여해 유럽이 “가장 경쟁력 있고 역동적인 지식기반경제권”으로 도약하자는 목표를 담았다. 다양한 차원에서 세부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그 중 지식트라이앵글이라는 의제는 고등교육정책분야서 설정되어 리스본 전략의 후속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EU 2020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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