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고, 걷고, 냄새 맡는 학회, 인류세 캠퍼스

조승희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seungkey@kaist.ac.kr


 

“공기가 코로 사뿐히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느껴보세요. (정적)

자, 이제는 일부러 숨을 빠르게 쉬어보세요. (정적)

이번에는, 모두 혀를 내밀어보시고, “헥헥” 소리를 내며 숨을 가쁘게 쉬어봅니다. 시작! (숨쉬는 소리)

이제 멈추어 주세요. 처음에 가볍게 쉬던 숨과 다르지요?

숨 쉬는게 좀더 힘겹고, 혀가 마르고, 옆 사람 숨 냄새가 나기도 했을 겁니다.

자, 이제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주세요.

지금부터 방을 자유롭게 돌아 다니시되, 숨을 쉬는 것을 계속 인식하며 걸으셔야 합니다. (한참동안 정적)

이제 모두 자리에 앉아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40명 가량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한다.사람들은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특별한 방법으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이 장면은 요가 수업이나 명상 학원에서 발견한장면이 아닌, 2018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인류세 캠퍼스”라는학회의 “공기(Air)” 세션에서 시도한 짧은 숨쉬기 활동이었다. 이간단한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은 숨, 그리고 공기에 대해 조금 더주의 깊게 생각해보고 난 후에 토론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학회”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일이 학회에서 일어났을 거라고는 믿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학회는 보통 관심이 가는연구 발표를 들으러 가는 곳이다. 같은 학문분야를 공부하는 학자들은 학회에 모여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거나, 네트워킹을 하기도한다. 발표, 질의응답, 발표, 질의응답의 굴레가 끝나면, 보통 다 함께식사를 한다. 난 가끔 이런 학회가 답답할 때가 있었다. 학회는 보통1년에 한두 번 열리고, 학회마다 중심이 되는 주제가 있다. 그런데그 중심 주제를 주의 깊게 고민할 마음으로 오는 사람들보다, 원래 하고 있던 연구 제목 앞에 학회 주제만 가져다 붙여서,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집에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런 현상이 유독심한 학회가 열릴 때면, “이럴 거면 학회를 왜 하는 거지?”와 같은말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어느 날 학회가 끝나고, 학회라면이제 신물이 올라올 지경이라는 선배가 했던 말도 떠오른다. “그냥페이퍼 하나씩 써서 다 같이 이메일로 돌려보고 코멘트 주고 받으면되지, 뭐 하러 시간과 출장비 투자해서 여기 모이는지 모르겠다.”

반면 내가 2018년 가을에 참여했던 인류세 캠퍼스라는 학회에서는차례로 나와 각자 연구를 발표를 하는 사람들도 없었고, 하얀 바탕에검정 글씨로 가득한 피피티도 없었다. 학회 참가자들은 단지 네다섯명씩 모여 앉아, 사회자가 안내하는 대로 한 주제에 집중했다. 토론에앞서 각자 호흡에 집중해보기도 하고, 그 “숨쉬기 운동”의 느낌이어땠는지 5분동안 침묵하며 종이 위에 적었다. 그리고 나서 각자학회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읽어온 논문과 책들을 책상 위에 늘어놓고,오로지 “공기”라는 주제로 떠들며, 조별로 어떤 생각들이 오갔는지발표를 준비하기도 했다. 각자가 연구하고 있는 내용들은 잠시 내려놓고, 지금 논의되어야 할 키워드에 몰두했다

그림1. 시간의 언덕

<그림 1. 인류세 캠퍼스 “공기” 세션에서 어느 그룹이 그린 그림: 시간의 언덕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 라인하르트 코젤렉,그리고 인류세에 들고 가야할 원소들이 들어있는 서류가방>

2018년 9월, 나는 인류세 캠퍼스에 참여하기 위해 혼자 멜버른으로 향했다. “인류세”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인류학과 과학기술학 분야에서 최근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어서, 인류세에 관해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 올해 여름부터 “인류세 센터(Center for the Anthropocene)”라는 거대프로젝트에 대학원 조교로 참여하기 인류세에 관한 글도 몇 개 읽어보았지만, 여전히 “인류세”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기 어려웠다.그러던 중, 멜버른에서 인류세 캠퍼스(Anthropocene CampusMelbourne)라는 학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고, 학과의 지원을받아 학회에 짧게나마 참여하게 되었다.

인류세(영어로 anthropocene)이라는 개념을 잠시 소개하자면,인간의 활동이 지구에 너무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현 시대를공룡시대처럼 또 하나의 지질학적 연대기로 규정해야한다는논의이다. “인류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Anthropocene)”라는 책에 따르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식물의90%는 인간이 재배하는 것들이며, 지구 육지 면적의 2/3는 사람이 지은 구조물이나 경작물이 차지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생태계마저 도시에 있으며, 플라스틱은 단지 쓰레기의 일종을 넘어 땅에서 독자적인 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인간의 채굴로 인해 땅속에 묻힌 자원의 구성도 바뀌었으며, 인간의 에너지 소비는 공기 중의원소 구성도 바꾸어놓았다. 한마디로 땅 위와 땅 밑, 그 어디 하나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1]

 

“인류세”를 쪼개고, 돌려보고, 그려보고, 냄새 맡아보기

인류세를 공부하는 학자들도 참 막막했는지 여러가지 과감한 시도들을 학회에서 시도하게 되었나보다, 라고 멜버른 인류세 캠퍼스에서생각했다.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나는 학회라는 틀을 많은 부분부수어 버린 학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학회의 틀을 벗어나 나온 논의들은, 상상 이상으로 인상 깊었다. 이 짧은 글에서는 이 학회가 시도한 활동들 중에 특히 놀라웠던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그 중 대부분 감탄과 칭찬일 듯하다)

1. 원소 별로 쪼개서 생각해보기

2018년 멜버른 인류세 캠퍼스는 크게 물(water), 불(fire), 땅(earth), 공기/살(air/flesh)로 4가지 원소를 정하여, 각 원소에따라 세션을 나누었다. [2] 모든 참가자는 이 네 가지 세션 중 두 가지세션에 참여하도록 배정되었고, 나는 “불” 세션과 “공기/살” 세션에배정되었다.학회에 참가하기 전, 원소 별로 학회 세션이 나누어진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난 “불”, 그리고“살결(?!)”이라는 주제에 큰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을뿐더러, 한가지 주제에만 집중하면 토론이 그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논의에만 제한되지는 않을까 우려도 되었다. 더구나 학회가 시작하기전에 미리 읽어 가야하는 논문들도 나에겐 꽤 어렵고 낯설었고, 토론시간에 무엇을 말해야 할지 감도 잘 잡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정작 학회에 가 보니 생각보다 하나의 원소에 집중했을 때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특정 원소를 통해서만 보이는 것들도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다. 예컨대 불 세션을 조직한 학회사람들은, 불이란 하나의 원소라기보다는 여러 원소들이 만나 생성하는 하나의 힘에 가까우며, 그 자체가 공간을 정의할 수 있다는 점에주목했다. 또, 불이 났을 때 생존할 수 있는 식물, 또는 불이 나면 그냥타서 없어져버릴 식물들이 무엇인지 인근 공원에 심어진 나무와풀들을 직접 만지고 향을 맡아보면서 유추해보기도 했다. 어떤 식물들은 잎 사이사이로 작은 칸막이들이 존재하거나, 나무 기둥이여러 겹으로 구성되어서, 재빨리 타버리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있었다. 그에 반면 종이처럼 얇고 마른 소재로 되어 있거나 금방 탈수 있는 휘발성 물질을 머금은 식물들도 있었다(보통 냄새로 식별할 수 있었다).

큰 불은 삶의 터전들에 치명적이라는 인식만 있는 줄 알았는데, 호주에서의 불이란 자연과 사회가 합심하여 통제할 수 있는 존재였다.불을 이기는 특성을 가진 식물들이 많아 계절마다 원주민들이 들불을 일부러 놓아도 들과 숲이 생존할 수 있고, 또 그 불에서 나오는수증기 연기가 머금은 영양분이 있어야 호주 숲의 생태계가 살아남을 수 있음을 한 전문가가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자연적으로불을 놓는 원주민들의 방법이 있는가 하면, 그 불이 큰 산불로 번지지않도록 통제하는 기관들도 있었다. 불이라는 하나의 원소, 또는 힘을둘러싸고 호주 주민들의 문화와 재난 대응 기관, 제도들이 형성됨을함께 이해해보았다. 한 가지 원소에 집중함이란 단지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기보다, 인류세에서 지구, 그리고 자연이라는 까다로운 주제에 접근해본다는 것에 가까웠다. “자연”이란 것은 없으며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연은 이미 사회와 문화 속에 들어와있어서 따로 분리해 생각하기 어려운 것일 뿐이다. 인류세를 연구하려면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평소보다는 조금 더주의를 기울여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는데, 원소로 나누어 생각해보는 방법은 이를 위한 몇 안되는 실천 중 하나였다.

그림2-1(공원-설명)

그림2-2(공원-나무)

<그림 2. 인근 공원으로의 짧은 생태 투어: 불에 살아남는 식물과 그렇지 않은 식물 분간해보기>

 

2. 예술가의 역할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저희가 조를 배정할 때각 조별로 예술가가 한 분씩 포함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각 조에 예술가 분들 손을 들어주시겠어요?(각자 손을 든다) 네, 이 분들입니다.”

학회에 참여하면서 또 놀랐던 것은, 내가 앉은 자리 옆에 언제나예술가가 한 명씩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당연히 내 옆에 앉은 사람들이 역사학자나 인류학자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알고 보니 내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예술가였다. 전시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있었고, 무용과 음악을 하는 예술가도있었다. 이들은 그룹 토론을 할 때에도 학문적인 언어에서 한발짝벗어나서 인류세를 접근하곤 했다.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어떤 특이한 나뭇잎을 따서 모든 사람들에게 냄새를 맡아보라고권하기도 하는 등, 뭔가 독특한 발상을 가져와 학회 논의 거리로 제안했다.

이 예술가들이 중점적으로 했던 역할은 전시를 직접 구성하고그것을 학회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일이었다. 학회 두번째날, 이들이 직접 작업한 전시를 관람하였는데, 여기엔 미술가들이직접 과학기술학 학자들의 책을 읽고 영감을 얻은 작품들도 있었다.예컨대 피부같이 생긴 조직과 어린 여자아이의 사진을 전시해놓은작품이 있었는데, 세포 안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시대에 “피부”의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또한 우리보다 다음 세대가 더 많은 선택과고민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의미였다고 작가가 직접 설명하였다(그림3). 역사학자 도나 하라웨이의 책을 읽고 예술 작가의 피, 나무,그리고 구리로 만든 작품도 있었다. 짧은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는작가도 있었고, 인도네시아 학살 사건의 아픔을 시로 낭송하는시간도 있었다. 또 내가 참여하지는 못하였지만, 학회의 마지막날에는 직접 조별로 예술가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서 발표하는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한 학문 분야에서 인류세처럼 어려운 주제를 다룰 때, 경계해야 하는일이지만 학자들이 힘들어하는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특정 학문분야의 사람이 아니면 그 주제가 무슨 의미인지 전혀 이해하지못하게 되는 일이다. 학문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학자들 간의 긴밀한토론과 논의를 위해 정해진 언어의 웅덩이 안에서 학문을 논하는 것도필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언어를 공유하지 않는 여러 분야의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해야할 때도 있다. 인류세 캠퍼스에서는특정 학문분야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들이 와서, 특정 분야들에서 논의하고 있는 개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만들었다. 어려운 개념이 잠시 어려운 언어를 벗어나, 해석되고 번역될 수 있도록 예술가들이 숨통을 트여준 것만 같았다

 

그림3. 인류세 예술가 작품

<그림 3. 인류세 캠퍼스에 참여한 예술가의 작품>

 

3.학회장 밖의 자원들을 활용하기

인류세 캠퍼스에서는 학회장 밖의 자원들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학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안목뿐만 아니라, 학회장 밖의전문가나 사람을 초청하여 강연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예컨대 “불”세션에서는, 호주에서 산불 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 토착민의 방법으로 산불을 붙이는 방법을 아는 불 전문가, 그리고 호주의 기후과학자를 초청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세션에 초대된 산불 위험 관리자와 토착민 불 전문가, 그리고 기후과학자는 인류세 학자들이 청중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그 학자들이 사용하는 학문 용어들은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류세 학자들을 그들 각각의 전문 분야 속으로 초대하고 있었다. 그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용이 인류세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그들의 몫이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인류세 학자들의 몫이었다.인류세 캠퍼스는 학회장 밖의 공간을 잘 활용하기도 했다. 인근 공원에서 불을 잘 버틸 나무와 풀을 직접 찾아보고, 호주의 공원들에 특정 식물이 많은 이유에 대한 생태적, 역사적 토론을 걸으면서 가지기도 했다. 또 인근 전시장으로 걸어가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감상을 한 뒤에는 학회 참여자들이 바로 모여 앉아서 그 작품들이인류세에 어떤 함의점을 던져주는지 논의했다.인류세 캠퍼스는 학회 바깥의 자원들을 잘 활용하고 나서, 그 자원들을 잘 기록하는 일 또한 잊지 않았다. 그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홈페이지에는, 인류세 캠퍼스가 가장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거의모든 활동들이 모두 기록되어 있다.

그림4-1

그림4-2

<그림 4. 불 세션에 초대된 “전문가들”>

인류세 캠퍼스가 주는 교훈

이 글을 읽고 나서 ‘인류세 캠퍼스가 과연 학회인가?’ 되묻는 독자들도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류세 캠퍼스 기간동안 인류세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를 하고있는 저명한 학자를 한두 명 초청하여 강연을다 함께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한다면 이 곳이 과연 학회인가, 참여자로서 헷갈릴 때가 많았다. 같은 주제를 연구하려는학자들이 한 곳에 모이고, 네트워킹도 하며, 토론도 한다는 점에서 인류세 캠퍼스는 분명 학회이다. 하지만 인류세 캠퍼스의 공식 명칭에는 왜 “학회”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지 않았을까?

나는 인류세 캠퍼스가, “학회(conference)” 대신 “캠퍼스(campus)”라는 표현을 학회 이름에 넣음으로써, 이들이 지향하는 학회의모습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학자 개개인이 잘 알고 있는 지식들,각자가 연구한 것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잠시 가방 속에 넣어두고,지금은 눈 앞 책상 위에 놓여있는 주제에 대해 같이 고민해보자는열망이 돋보이는 곳이 인류세 캠퍼스였다. 또, 이 곳에서 이루어진논의들을 그대로 “인류세”라는 학문 분야의 초석으로 만들고자하는 의지가 돋보이는 곳 또한 인류세 캠퍼스였다. 그들은 학회라는공간에 일주일동안 잠시 모여서 고민한 내용들을 허공으로 날려보내지 않고, 인류세 캠퍼스에서 논의에 사용한 언어들, 전시들,예술작품들, 행동들을 모두 인류세 학문 분야의 역사로 남기자는정신이 있었다.

인류세는 여전히 나에게 어려운 주제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주제를 토론하고 고민하기에는 인류세 캠퍼스가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 위에 복잡하게 쓰여진 논의들은 참여자들이학회에 앞서 미리 읽어왔고,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는 인류세를몸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 나무들과 풀들을 직접 만지고,평소에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는 주의 깊게 보고 느끼기 어려웠던점들을 새로 발견하게 되기도 했다. 인류세 캠퍼스에 온 학자들은“인류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정교한 글로만 존재하는 언어들을잠시나마 벗어났다. 그리고 그 어려운 개념을 작은 원소들로 쪼개어보기도 하고, 새로운 언어(예술)로 표현해서 다른 각도로 바라보기도하고, 그 개념을 학회장 주변에서 직접 찾아 나서기도 했다.

인류세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는 어느 분야에 있는 사람인지에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관심을 가지는 인류학이나과학기술학에서는 인류세를 통해 기존의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고,옛날의 지구와는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인류세에서, 지구와 과학에대한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 목표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인류세 캠퍼스에서처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라고 제안하고 싶다

그림5. 전시 감상 후

<그림 5. 전시를 감상하고 토론하고 있는 학회 참여자들 모습>


읽을거리

읽을거리 1

Nina Mollers, Christian Schwagerl, and Helmuth Trischler eds. (2014),Welcometo the Anthropocene: The Earth in Our Hands, Munich: Deutsches Museum.

국립 독일 박물관에서 2014~2016년에 진행한 세계 최초 인류세 전시의 도록이다.전시 카탈로그이지만, 인류세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교과서 같은책이다. 인류세 개념이 어떻게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는지, 누가 처음 고민을 시작 했는지,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다른 접근방식으로 인류세를 생각하고 있는지 정리되어 있다.


 

[1] Nina Mollers, Christian Schwagerl, and Helmuth Trischler eds. (2014),Welcome to the Anthropocene: The Earth in Our Hands, Munich: Deutsches Museum,p. 8. 레이첼 카슨 센터는 사람이 경작하거나 구조물을 지은 면적이 지구상 육지의 2/3이라고 설명하였으나,월드뱅크가 국가별로 취합한 통계에 의하면 세계 총 농경지/목초지는지구 육지의 37.4% (2016), 도시 면적은 약 2.43% (2011)으로 레이첼 카슨 센터의 설명과 차이가 있다. 국제기구가 농경지/목초지/도시를 정의하는 방법, 국제기구 통계엔배제된 목재용 숲의 넓이, 국가별 취합과정 등에 따라 차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2]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네 가지 원소, 물, 불, 공기, 대지에 “살”이라는 원소를 추가하였다고 한다.

숨 쉬고, 걷고, 냄새 맡는 학회, 인류세 캠퍼스”에 대한 답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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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진 학회입니다! 지 몸뚱이 하나 시원하자고 밖으로는 무차별적으로 열기를 뿜어내는 이기주의로부터 벗어나지 못한채, 마음으로만 응원을 보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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