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흡연:달콤한 향기의 거짓말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금연은 내일부터


 

“저는 금연 전문가죠. 벌써 백 번도 넘게 금연을 했거든요”

 

이는 담배를 피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그리고 한 번쯤은직접 해보기도 했을 꽤나 유명한 농담이다. 어떤 경위로 담배를시작했건, 얼마나 담배를 오래 피웠건 관계없이, 우리 흡연자들은주위 사람들에게서 늘 담배 끊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들을 수밖에없다. 냄새나지, 돈 깨지지, 거기에다 건강에까지 나쁘지. 사실 담배를끊고 허전한 입은 막대사탕으로 달래는 편이 훨씬 좋다는 것쯤이야나 역시 십분 이해하고 있기야 하다. 그런데도 그게 쉽지가 않다.왜냐고? 담배를 사흘만, 아니 세 시간만 안 피워도 미칠 것 같으니까

누군가 나에게 “담배 피워볼까?”라고 얘기할 때면 극구 말리곤 한다. 아마 다른 흡연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모두들 한 번 담배를 시작하고 나면 얼마나 끊기 어려운지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담배의 중독성은 굉장히 심하다. 대체로 중독성, 혹은 의존성이 강한 약물이 구입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담배의 중독성이 그리 심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담배의 의존성은 여타 약품에 비해 매우 높으며, 연구 중에는 대마초가 오히려 중독성이 약하다는 결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2 우스갯소리로 금연 성공한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금연에 성공할 만큼 독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 옆에 두면 그의 악착같음에 괴로워질 거란 뜻이다.

결국 흡연자들은 어느 순간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해롭다. 정부는 세금을 올리고, 금연 캠페인이라면서 자꾸 보기 싫은 이미지들을 내 눈앞에 들이민다. 건강에 나쁘며, 그것이 공염불 같은 말이 아닌 내게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명백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금연은 너무나 힘들다. 니코틴의 중독성을 단순히 의지만으로 이겨낸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각종 금연 노하우를 듣고 따라 해봐도 삼 개월을 넘기기가 힘들다. 그 고비를 넘기면 끝이냐? 설마. 나 또한 십 개월의 금연을 한순간에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현실적인 위험을 감수(정확히는 의도적인 무시겠지만)하고서라도 그냥 담배를 피우던가, 조금 덜 해로워 보이는 대체품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자담배라고 하는 새로운 상품이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여러 가지 흡연의 방식: 나는 연기로는 안 마신다.

근래에 들어 흡연(吸煙)이라는 말은 단순한 글자의 의미로만 봤을 때는 그리 썩 들어맞지 않는 표현이 되어 가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여전히 가장 대중적인 것은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적인 궐련 담배다. 말린 담뱃잎을 종이로 말아 고정시키고, 끝부분에 필터가 부착되어 있는 이 궐련 담배는 담뱃잎을 불에 태워 연기를 흡입한다는 의미에서 가장 흡연이라는 단어에 부합하는 물건이다. 이 형태로 담배가 대중화되기 이전까지는 곰방대, 담뱃대, 또는 파이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담배를 피워왔다. 휴대성과 편의성, 그리고 필터의 존재로 인해 담배 연기를 목 뒤로 넘길 수 있다는 점 등의 장점으로 인해 궐련 담배가 지금의 인기를 획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3 이외에도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없긴 하지만 시가 또한 이러한 궐련 담배의 일종으로 여전한 수요층을 구축하고 있다. 궐련 담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에는 흡연의 당연한 목적인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이 연기의 맛을 더 부드럽게 하기 위해 첨가된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즉, 궐련을 피우는 것은 다양한 화학물질을 흡입하는 행위인 것이다.

담배 연기 안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약 50여 종에 달하지만, 일반적으로 담배의 유해성을 논할 때 언급되는 것은 니코틴, 타르, 그리고 일산화탄소이다. 우선 니코틴은 신경독성 물질로, 직접 섭취 시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독극물이다. 물론 흡연 시에 흡입하게 되는 니코틴의 양은 저러한 독성이 나타나기에는 매우 소량이므로 이러한 독성을 걱정할 이유는 없다. 흡연에서의 니코틴의 효과는 각성 효과와 중독이다. 담배를 계속 피우게 되는 것은 이러한 니코틴의 중독성 때문이다. 니코틴의 건강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는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지만 이는 대부분의 약물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다.4 타르는 Total Aerosol Residue의 줄임말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타르와는 다른 것이다. 이는 담배 연기의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총 잔여물을 뜻하는 것으로, 매우 잘 알려진 발암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타르는 흡연에 의한 구강암, 식도암, 그리고 폐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마지막으로 일산화탄소는 담배가 불완전연소 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물질로, 흔히 연탄가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산화탄소는 산소에 비해 헤모글로빈과 훨씬 더 잘 결합하는데, 이로 인해 흡연자의 혈중 산소 농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부족하게 된다. 이로 인해 만성 피로 등을 유발하며 심장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림2

<그림2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파이프를 물고 있는 고흐는 알려진 애연가다.5 >

반면에 최근 들어 사용자가 늘어난 전자담배는 연기를 만들지 않는다. 그럼 뭘 흡입하는 것이냐? 이것은 어떤 종류의 전자담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우선 가장 근래에 시판된 궐련형 전자담배가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찌는 방식을 사용한다. 담뱃잎을 전용 스틱의 형태로 만들어(히트스틱이라고 불린다.) 기기에 삽입하면, 기기에서는 담뱃잎을 태우지 않을 정도의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담뱃잎 속의 니코틴을 기체의 형태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6 이러한 방식을 통해 기존 담배의 탄내와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사들의 설명이다. 실제로는 특유의 곡물 찐 냄새를 동반하고 이에 대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긴 하지만, 익숙한 궐련을 태웠을 때의 맛과 감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받아들여졌다. 더욱이 중요한 히트스틱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니 편의성 또한 극대화될 수 있었다.

이와는 다른 형태로 액상형 전자담배가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아예 담뱃잎을 사용하지 않는다. 담배에서 추출한 순수 니코틴을 용매에 녹인 액상을 가열하여 그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특징은 무향, 무취인 니코틴과 용매를 사용하여 어떠한 향료를 첨가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다양한 맛의 액상이 존재하는데, 박하, 커피, 각종 과일, 심지어 본래의 담배 맛 액상까지 출시되어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비해 먼저 개발되었고 한동안 인기를 끌기도 하였으나, 액상의 구매처가 제한적이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담배를 태우는 맛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지금으로서는 이전만큼 인기가 있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떨어졌더라도, 이를 통해 내가 “덜 해로운” 흡연을 즐긴다고 합리화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 지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진행해볼까 한다.

 

그림3

<그림3 다양한 형태의 전자담배 기기7 >

액상을 만들어 쓰자: 이런 재료라면 그래도 덜 해롭겠지?

전자담배의 액상은 의외로 복잡하지 않은 화합물이다. 액상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은 총 네 가지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니코틴이다. 그리고 이 니코틴을 녹일 용매로 프로필렌 글리콜(Propylene Glycol; PG)과 식물성 글리세린(Vegetable Glycerin; VG)의 혼합물을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향료를 첨가하여 액상의 맛을 낸다. 니코틴과 향료야 익숙한 물질들이지만, PG와 VG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화학물질이다. 그러나 또 살펴보면, 기실 이 두 화학물질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물질들이기도 하다.

우선 PG는 어떤 물질인가. 이는 석유에서 파생된 화학물질로 무색에 무취이며, 점도는 낮은 물질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례는 샴푸, 화장품, 그리고 섭취하는 물약의 용매로, 미 식약청에서는 PG의 섭취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밝혔다. 석유-화학물질이라는 분류가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이미 일상적으로 먹어왔던 물질인 것이다. VG 역시 PG와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해온 화학물질이다. 약간 달큰한 맛과 점성을 가진 이 물질은 화장품, 핸드크림, 비누, 의약 크림뿐 아니라, 젤리와 알약 등 섭취하는 제품에서도 흔히 사용되고 있다. 미 식약청은 VG 역시 PG와 마찬가지로 섭취가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섭취 독성도 매우 미미한, 안전한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림4

<그림4 전자담배 액상8 >

전자담배 액상의 경우 전자담배 전문점에서 구매하거나, 직접 액상을 제조해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나는 전문점에서 구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비교적 근래까지는 직접 액상을 제조하곤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커뮤니티를 찾아보면 이런 식으로 액상을 제조하는 사람의 수가 꽤 많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점, 그리고 담배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PG와 VG의 비율을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니코틴을 구매하는 것이 비교적 까다롭지만, 그 외 PG와 VG, 그리고 향료는 매우 손쉽게 구매가 가능하다.9 구매한 니코틴을 VG에 희석시켜 적정한 농도를 맞추고, 원하는 비율의 PG와 VG에 희석한 니코틴과 향료를 녹여 바로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학부 시절 화학을 전공했었다. 비록 지금은 화학과는 큰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적어도 당시의 경험은 화학물질의 사용과 위험에 대해 더 잘 알아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실제로 내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했던 것은 액상의 구성성분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일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저 화학물질들을 구입하고 농도를 맞추고 섞는 과정을 거치며, ‘아, 이 액상이 실제로 이 화합물들만 사용하는 것이구나.’ 하는 확신을 얻게 되기도 했다. 나는 PG와 VG에 대한 위해성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며, 이들이 섭취하기 안전한 물질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즉, 액상의 제조 과정은 내게 있어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취향의 문제 이외에도 그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안심을 구축하는 과정이기도 했던 것이다. 내가 직접 통제한다는 감각은 내 스스로가 내게 위험한 물질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부여하는 행위였다. 비록 지금은 귀찮음과 익숙함의 문제로 전문점에서 액상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이 액상들이 내가 제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안다는 점에서 제조 과정에서 획득한 자신감이 유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5

<그림5 전자담배와 관련된 정보가 오가는 온라인 커뮤니티 10 >

안심의 판매자이것은 정말로 안전할까.

그러나 내가 안심을 느낀다고 하여서,이것이 정말로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안심할 수 있다”와 “안전하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설혹 정보가 완전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그에 대한 정보를 개별적으로 얻기 위해 노력하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안심을 얻을 수 있다.인류학자니콜라스스텐스도프(Nicolas Sternsdorff)가 일본의 후쿠시마 사태 이후의 음식에 관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안심은 감정적인 문제로,실제로 안전하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11전문적인 지식과 실험을 수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 실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여 획득할 수 있음이 안심할 수 있다는 느낌인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보면 자주 발견할 수 있는 문구가 “일반 담배보다는 낫다”는 것이다.많은 수의 전자담배 업체들이 블로그 등의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 새로운 종류의 흡연 방식이 안심할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설득하고자 노력한다.이들은 PG와 VG가 인체에 무해한 물질임을 미국 식약처가 인증하고 있다고 기술한다.비록 이 두 물질을 섭취하는 것이 아닌 흡입할 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일반 담배의 유해성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내보인다.

허나, 업체들이 인정하듯, PG와 VG를 흡입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은 확실히 입증된 바가 없다.물론 섭취를 해서 문제가 없는데 흡입한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 있겠느냐는 질문도 가능하다.그러나 독성을 연구함에 있어 이러한 접촉 경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흡입에 대한 조사가 중요하다는 것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원료인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olyhexamethylene guanidine; PHMG)과 염화올리고에톡시에틸구아니딘(Oligo2-ethoxy ethoxyethyl guanidium chloride; PGH), 그리고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methylchloroisothiazolinone; MCIT)와 같은 화학물질들은 그 이전에는 화장실 세정제로 자주 이용되었으며,피부접촉을 통한 인체 독성이 거의 없음이 확인된 물질들이었다.이에 이 물질들은 소위 “안전”한 물질로 취급되었으며,흡입되었을 때의 독성에 대한 자세한 조사 없이 가습기 살균제로 이용되었던 것이다.그 결과는 매우 치명적이었다.12화학물질의 사용 방식이 바뀌면,즉 접촉 경로가 달라지면 그에 대한 독성 연구는 새로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명확하다.액상형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보증은, 적어도 현재까지의 연구 성과를 통해서는 할 수 없다.PG와 VG,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향료를 기화시켜 흡입했을 때 인체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조사하기 전에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지는 모르는 것이다.심지어 이것이 어떤 치명적 유해성을 가지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시점에서 “덜 유해하다”는 낙관조차도 쉬이 할 수 없다.

그림6

<그림6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자담배 액상과 기기>

결론: 중독은 니코틴으로 시작하여 안심으로 강화된다

담배의 중독성은 니코틴에서 기인한다. 이것은 신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화학적 반응에 의한 것이며 이것은 어떤 종류의 흡연 방식이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전자담배는 부가적인 요소들을 통해 니코틴의 중독성을 보조한다.

기호에 맞게 맛과 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흡연의 방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점이다. PG와 VG의 비율을 변경함으로 증기의 목 넘김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어떤 향료를 쓰느냐에 따라 본인 취향의 맛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전자담배 기기 자체를 바꾸면 한 번에 흡입할 수 있는 증기의 양도 조정이 가능하다.(이를 취미 삼아 전자담배 자체에 다양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도 존재한다.) 거기에 더해 원하는 니코틴의 양까지 선택할 수 있다. 개인의 선택을 통해 액상 안의 구성물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개별 이용자에게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제공한다.

더욱이 전자담배를 통한 흡연 자체가 기존의 궐련 담배를 대체하는 방식임을 고려할 때, 개인이 느끼는 통제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나는 냄새 나고 유해한 화학물질이 잔뜩 들어간 궐련을 피우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니코틴만을 선택적으로 흡입하며, 피웠을 때 냄새도 안 나는 흡연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획득한 자기 통제는 액상의 유해성에 대해서 실질적인 지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착각을 제공하게 된다.

비록 나는 액상의 유해성에 대한 확신할 수 있는 정보가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심을 느끼며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건 결국 기존 담배가 포함하고 있는 잘 알려진 유해물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낙관에 기인한다. 이미 알고 있는 유해성과 유해할지 아닐지 아직 모르는 것 중에서 선택한다면, 그래도 확률적으로는 안전할 수도 있는 선택지가 더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통제, 안심, 그리고 자기합리화 속에서 중독이라는 해악은 더 강화된다.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서,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눈 돌리고 나는 오늘도 어딘가에 걸터앉아 연기를 내뿜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내 몸은 계속해서 니코틴에 길들여지고, 그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림7
<그림7 나의 새해 목표는 또다시 금연이다>

읽을거리

읽을거리1Nicolas Sternsdorff-Cisterna (2015), “Food after Fukushima:Risk and Scientific Citizenship in Japan”, American Anthropologist 117,no.3, pp. 455-467.

안심과 안전의 차이와, 이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주는 논문. 일본의 과학적시민권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이 안전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지를보여준다

 

읽을(볼)거리2“Behind the Vapor”, Boston University

보스턴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 중 영상을 통해 전자담배와 기존 담배를 비교하는 부분.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건강 분야의전문가들이 전자담배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http://www.bu.edu/research/articles/behind-the-vapor/


 

[1] 중독성, 금단증상, 술, 담배보다 낮지만… : 대마초는 정말 위험한가?”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36158.html

[2]영국에서는 이러한 궐련 담배가 세금 등의 이유로 매우 비싼 편이라, 담뱃잎을 따로 구매한 후 직접 종이와 필터를이용해 말아서 피는 롤링 타바코(말아 피는 담배)가 더 대중적이라고 한다. 또한 다수는 아니지만 여전히 파이프 담배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파이프의 경우 일반적인 궐련에비해서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향을 즐길 수 있다.

[3]https://unsplash.com/photos/CrqB8_WIiPc

[4] 이외에도 치아의 착색, 체취 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5] 해당 제품 중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의 설명을 참조했다. PMI 홈페이지, “과학과 혁신.”https://www.pmi.com/markets/korea/ko/science-and-innovation/breakthrough-products-for-smokers

[6] https://www.huffingtonpost.kr

[7] “Some Oregonians Shrug At New FDA E-Cigarette Rules”,https://www.opb.org/news/article/oregon-fda-e-cigarette-rules

[8] 이는 특히 화학물질관리법의 도입 등에 의해, 니코틴 직접 구입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허가를 취득한몇몇 업체에서 이러한 수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 “Behind the Vapor”,http://www.bu.edu/research/articles/behind-the-vapor

[10] https://cafe.naver.com/eleccigar

[11] Nicolas Sternsdorff-Cisterna (2015), “Food after Fukushima: Risk and Scientific Citizenship in Japan”,American Anthropologist117, no.3, pp. 455-467.

[12] 동아일보(2016.03.29), “[단독]정화조 청소약품으로 가습기 살균제… 국가도 기업도 눈감아”, 연합뉴스(2011.11.11), “폐손상 일으킨 PHMG, PGH는 어떤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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