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유튜브의 문을 열다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사과정
임채경
chaekyung95@kaist.ac.kr


 

콘텐츠 소비자에서 콘텐츠 생산자로

트로트 가수 송가인은 2019년 단연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구슬픈 창법과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TV 조선 ‘미스트롯’의 우승자가 된 그녀는 침체해 있던 트로트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는 전석 매진되었고[i], 첫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는 MBC에서 녹화 중계될 정도였다. 그야말로 ‘송가인 신드롬’이었다. 이러한 송가인 신드롬 뒤에는 분홍색 옷을 차려입고 방방곡곡 송가인을 따라다니는 팬클럽 ‘어게인’이 존재한다. 어게인은 ‘굿즈’를 만들거나, 공개방송에 찾아가거나, ‘팬픽’을 쓰는 등 열렬한 팬활동을 한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이 팬클럽 구성원 대부분이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이라는 것이다. 나이가 지긋한 이 팬클럽의 행보는 오프라인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ii]에 따르면 만 55세 이상 장노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국민의 63.1% 밖에 되지 않는다는데, 송가인 관련 뉴스, 영상에는 장노년층이 쓴 것으로 보이는 정겨운 댓글이 수두룩하다. 댓글뿐만이 아니다. 송가인 노래를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 차트 1위로 만들기 위해 ‘스밍’을 돌리기도 하고, 직접 공연 영상 등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유튜브로 공유하기도 한다. 내 가수를 응원하고, 내 가수의 영상을 공유하기 위한 열정이 장노년층을 인터넷 세상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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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송가인을 응원하는 정겨운 댓글[iii]

        지난 2019년 4월 기준 유튜브 사용시간 1위를 차지한 연령대는 50대 이상[iv]이다. 50대 이상의 총 유튜브 시청시간은 101억 분으로 2018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했다. 이렇게 유튜브가 장노년층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른 SNS와는 다르게 콘텐츠 중심이기 때문이다.[v]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경우에는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이 커서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장노년층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유튜브의 경우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장노년층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더불어 장노년층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점차 많아지면서 유튜브 사용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유튜브를 통해 트로트나 7080 포크송 등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듣고, 보수 우파 성향에 맞는 뉴스를 본다.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비슷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해주니 금상첨화다. 이러한 유튜브 사용량의 증가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머물지 않고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장노년층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실버 유튜버’라 불리는 그들은 젊은 세대처럼 유튜브에서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한다. 시장에서 산 화장품으로 메이크업을 하는가 하면, 일본에서 들여온 젤리를 먹으며 ‘먹방’을 한다. 수 십년간 갈고 닦은 농사 노하우를 공유하고, 법률 상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유튜브에 도전장을 내민 실버 유튜버를 만나보자.

 

1세대 실버 유튜버: 세대통합형, 다른 세대에 말을 걸다.

74세 박막례 할머니는 실버 유튜버의 대표주자이다. 치매예방이 목적이었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 116만 명에 이르는 규모로 성장했다. 할머니의 영상은 여행, 먹방, 뷰티, 요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그 파급력도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할머니의 간장국수는 ‘인싸 요리’가 되어 방송에서도 수차례 다루어졌다. 무엇보다 할머니의 거침없는 입담과 센스가 영상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구독자 수 34.9만 명 영원씨TV의 주인공은 83세 김영원 할머니다. 할머니의 주력 콘텐츠는 ‘먹방’으로, 지구젤리나 자메이카 통다리처럼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주로 먹는다. 다른 먹방 유튜버처럼 음식을 많이 먹거나 과한 리액션을 하지 않지만,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조회수가 568만 회에 이를 정도로 높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불러 일약 스타덤에 오른 78세 지병수 할아버지 역시 ‘할담비 지병수’라는 이름의 채널을 개설했다. 개설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구독자 수가 1.44만 명이다. 할아버지의 채널에는 할아버지가 잘 아는 종로의 맛집을 소개하는 영상이나, 일상을 담은 vlog가 주로 올라온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실버 유튜버 채널의 주요 소비자가 노인이 아니라 1030세대라는 것이다. 실버 유튜버의 댓글창에는 ‘할머니 사랑해요.’, ‘할머니 너무 귀여우세요. ‘, ‘할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등 실버 유튜버를 응원하는 댓글이 가득하다. 악플을 달면 응징하겠다는 댓글도, 덕분에 자신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렸다는 댓글도 눈에 띈다. 이렇게 노인이 등장하는 콘텐츠에 1030이 반응하는 이유는, 감각적인 편집과 콘텐츠의 내용에 있다. 실버 유튜버 채널의 촬영과 편집은 보통 젊은 사람이 맡는다. 박막례 할머니의 손녀로 알려진 김유라 PD의 감각은 박막례 할머니 채널의 인기에 한몫 했다고 평가된다. 영원씨TV 또한 할머니와의 추억을 쌓기 위해 손녀가 시작했고, 할담비 지병수 채널 역시 할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이 편집을 맡고 있다. 실버 유튜버 영상이 다른 유튜브 영상과 비교해 보아도 전혀 밀리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영상의 콘텐츠 구성 또한 젊은 편집자와 함께 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먹방, 뷰티, 여행 등 익숙한 콘텐츠 양식에 노인이라는 주체가 더해져 전에 없던 새로움을 가져다 준다. ‘우리’가 즐기던 문화를 노인이 체험한다는 점에서 오는 신선함과 친근함이 1030을 끌어들이는 큰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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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영원씨TV 댓글창, 김영원 할머니를 ‘귀엽다’고 말한다.[vi]

           한편에서는 ‘꼰대’, ‘틀딱’이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세대 간 갈등과 혐오는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두 세대 간의 간극을 메울 틈도 없이 사회가 너무나 빠르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정치적 갈등부터, 연금 및 부양 그리고 일자리 문제로 연결되는 사회경제적 갈등, 그리고 보수적인 노인세대와 개방적인 젊은 세대 간의 문화적 갈등까지 세대 간 갈등과 혐오의 뿌리는 깊고 복잡하다. 세대 간의 갈등과 혐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교류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텐데, 오프라인에서는 서로 다른 세대가 마주할 지점이 없다. 사회 내에서도, 공간적으로도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크게는 도시와 지방으로 나누어져 있고, 작게 보면 도시 내에도 노인이 많이 가는 지역과 젊은 세대가 많이 가는 지역이 나뉘어 있지 않던가. 그 때문에 1030세대가 실버 유튜버의 영상에 열광하는 현상은 뿌리 깊은 세대 간 갈등과 혐오를 해결할 실마리를 던지는 듯하다. 노인이 노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뷰티, 먹방, 여행 등의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재미있는 영상을 통해 1030에게 전달하는 것. 그리하여 1030 문화에 대한 노인의 반응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이해해 볼 기회를 얻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다. 오프라인 그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세대 통합의 장을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2세대 실버 유튜버: 재능공유형, 나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다.

‘두더지가 농작물에 주는 피해와 잡는 방법 땅파는 장면’이라는 유튜브 영상은 2020년 1월 기준 조회수 525만 회에 이른다. 이 영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유튜브 채널은 20.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성호육묘장’이다. 채널의 주인공인 67세 안성덕 씨는 유튜브를 통해 농사 관련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근처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의 동영상을 업로드한다. 편집을 거치지 않은 그의 영상은 어딘가 편안함을 준다. 70세 박일환 씨는 구독자수 4.24만 명의 ‘차산선생법률상식‘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유튜브 채널에는 대법관이었던 경험을 살려 법률상식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올린다. ’부모와 빚‘, ’부동산 매매계약 후 해지 시 알아둬야 할 점‘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유익하다. 34.9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심방골 주부‘ 채널에서는 64세 조성자씨가 음식 노하우를 나눈다. 조성자씨의 영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부터 맛깔나는 반찬까지 한식위주의 레시피가 정성스럽게 담겨있다. 35년간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65세 강철진 씨는 ’강철헬스전략’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20년간 헬스를 해온 경험을 살려 5060에게 건강하게 운동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알려준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1.17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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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두더지가 농작물에 주는 피해와 잡는 방법 땅파는 장면’ 영상 QR코드

 

2세대 실버 유튜버와 1세대 실버 유튜버는 영상문법과 콘텐츠의 내용에 있어 모두 다른 양상을 보인다. 먼저 2세대 실버 유튜버의 영상에서는 화려한 편집이나 촬영기법은 돋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단조로운 구성과 배경이 투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성호육묘장의 동영상은 10분에서 20분 정도로 짧지 않지만, 음악도 자막도 편집도 없다. 원테이크의 영상을 채우는 것은 자연과 안성덕 씨의 목소리뿐이다. 차산선생법률상식의 영상 역시 집으로 보이는 배경에서 정자세로 말하는 박일환 씨의 모습이 영상의 전부다. 물론 그 내용의 질은 훌륭하다. 콘텐츠의 내용의 경우 1세대 실버 유튜버가 다른 세대가 주로 올리는 뷰티, 먹방, 여행 등의 콘텐츠에 도전했다면 2세대 실버 유튜버는 그들이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나누기 위해 영상을 올린다는 데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2세대 실버 유튜버의 강점은 전문성과 연륜이다. 조성자 씨는 41년차 주부의 역량을 영상에서 십분 발휘한다. 계란찜이 절대 눌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던가, 조성자 씨의 노하우가 담긴 김치 레시피 등은 어디서 돈 주고는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던가. 수학 교사였던 경험과 헬스를 했던 경험, 그리고 나이가 들어 운동했던 경험을 살려 강철진 씨는 5060세대에 딱 맞는 운동방법을 전수한다. 경력, 취미, 경험 등이 강철진 씨의 영상을 특별하게 하는 요소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2세대 실버 유튜버의 영상을 소비하는 사람은 1030에 국한되지 않는다. 눈높이에 맞는 정보를 전달해 주니, 장노년층 역시 실버 유튜버의 영상을 즐겨본다. 실제로 안성덕 씨의 영상은 귀농을 준비하는 장노년층 구독자에게 인기가 많고, 구독자들 중에는 노하우를 직접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vii].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떠올리는 노년의 이미지는 아프고,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은퇴 후 집에서만 여생을 보내고,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년기가 20-30년으로 늘어났고,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노인들이 등장했다. 65세의 모든 사람을 노인이라고 칭하기에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생각하는 노년의 이미지와 실제 노년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노인은 생각보다 건강하고, 적극적이고, 사회의 일원으로 남기를 원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취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고령화가 워낙 급속히 이루어진 바람에 아직 이러한 노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사회적 인프라는 마련되지 않았다. 노인이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실천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일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은 노인에게 우울감과 박탈감을 주기 쉽다. 그 때문에 유튜브를 통해 인생 2막을 시작한 실버 유튜버의 이야기는 주목할 만하다. 유튜브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지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만족감, 온라인 상에서 관계를 맺음으로써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충만함, 그리고 유튜버라는 새로운 정체성은 노인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자신의 재능, 경험, 지식 등을 공유하는 2세대 실버 유튜버의 등장은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부양비 증가는 국가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을 도움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생산성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여기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은 지혜, 경험, 지식 등 노인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방법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영상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실버 유튜버의 활약은 우리에게 충분한 시사점을 준다.

 

실버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

여러 실버 유튜버의 성공은 장년층에게 도전할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많은 장년층은 유튜버를 꿈꾸게 되었고, 여러 공공기관에서는 이러한 장년층을 위해 유튜브 크리에이터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그 인기가 대단해서 강좌를 듣기 위해서는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실제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LG유플러스가 함께 운영하는 50플러스유튜버스쿨’의 경쟁률은 68:1 정도였다[viii]. 각 지방의 노인복지회관에서 제공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강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러한 유튜브 관련 강좌에 가장 열정적인 세대는 단연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다. 베이비 부머가 특히나 유튜브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세대가 가지는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베이비 부머는 이전 세대보다 학력이 높고 IT기기에도 비교적 친숙하며 적극적이다. 더불어 노동시장 참여도 활발한 편이다. 베이비 부머는 유튜브를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기회라 생각하고 은퇴 전후로 유튜브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2021년부터 가속화되어 2024년 내에는 베이비 부머 임금 노동자의 과반수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ix]되는 만큼 이러한 실버 유튜버 데뷔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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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영화 <기생충(2019)> 스틸컷,

대만 카스테라 가게를 창업했다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송강호 가족[x]

 

이러한 현상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퇴직은 무척 빠른 편이다.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이 아닐 경우 빠르면 40-50대에도 퇴직을 한다. 퇴직자는 경제적인 이유로, 혹은 사회 구성원으로 남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계속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러한 퇴직자의 일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자리가 없다. 많은 나이 때문에 재취업을 하기 힘들며, 재취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조건이 좋지 않거나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많은 퇴직자는 섣불리 창업을 선택하고, 대다수는 큰 실패를 맛본 뒤 빈곤층으로 떨어지곤 한다. 반면 유튜브는 큰 창업 비용이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장노년층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어느 정도 구독자를 모으면 돈을 벌 수 있고,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삶의 활력을 갖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장노년층을 유튜브 세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장노년층의 새로운 도전이 반갑다가도, 실버 유튜버 열풍 이면에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씁쓸하다

.

실버 유튜버 현상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

우리 사회의 노인은 어떠한 모습인가. 부양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 그로 인한 사회적 배제와 혐오는 노인을 우울과 빈곤, 자살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 높은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은 우리 사회가 노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의 수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 경향성이 지속된다면 우리 사회의 모습은 더욱더 암울해질 것이다. 그 때문에 실버 유튜버의 등장은 무척이나 반갑다.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를 타파할 한 가지 방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박막례 할머니와 만난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는 전 세계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했다[1]. 나이를 먹어도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닌다. 오히려 나이가 많을수록 그 이야기가, 경험이, 노하우가 진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러한 반짝이는 개인의 이야기를 노인, 틀딱, 꼰대의 이야기로 압축해 버리곤 한다. 실버 유튜버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은 개인으로서의 노인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이는 실버 유튜버의 등장이 가져온 가장 가치 있는 성과이다. 물론 유튜브가 모든 노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순 없다. 그러나 우리는 유튜브에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격차를 줄임으로써 조금 더 포용적인 사회가 되기를, 나이로 사람을 규정하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개별적인 인간으로서 인정받는 사회가 되기를, 일하고 싶은 사람이 나이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1] 박막례할머니, (2019. 04. 21), “(Eng)미쳤다!!! 진짜 유튜브 CEO가 막례쓰보러 한국오다!! [박막례 할머니]”

[i] 조선일보(2019. 5. 13),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 전석 매진… 추가공연 논의」.

[ii]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 (2018),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36쪽

[iii] 별별사랑(2020. 1. 1), 「❤송가인❤[1부] 관객 떼창으로 호응최고 “당돌한 여자” 성남 청춘콘서트 2020년 1월 11일」.

[iv] 연합뉴스(2019. 5. 14), 「유튜브 ’50대 이상’이 가장 많이 봐…1년 새 두 배↑」.

[v] 경향신문(2018. 8. 07), 「‘YouTube’ 너, 딱 우리 스타일이야…5060·7080세대, 유튜브에 푹 빠지다」

[vi] 영원씨01seeTV (2017. 5. 22), 「Chicken mukbang – 영원씨의 치킨먹방」.

[vii] 매일경제(2019. 5. 03), 「편집 안하고 음악 없어도…유튜브서 대박난 60대 농부」.

[viii] 한우리경제(2019. 9. 30), 「LG유플러스, 50플러스축제 공식 후원사 참여 50+유튜버 스쿨 대상 발표」.

[ix] 연합뉴스(2019. 11. 03), 「베이비부머 2021년부터 은퇴 급증…재취업 등 대책 필요」.

[x] 네이버 영화,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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