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루한) 연구 팔아 보기: 펀딩과 펠로우십을 따기까지 과정

조승희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seungkey@kaist.ac.kr

들어가며

학생 연구자에게 펠로우십(fellowship) 장학금만큼 금쪽 같은 기회가 있을까? 펠로우십은 간단히 말해 학술 재단이 한창 연구가 진행중인 학생에게 일정 기간 동안 장학금을 수여하는 것이다. 특정 형태의 노동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육 조교(teaching assistant, TA)나 연구 조교(research assistant, RA)와 차별되는 동시에, 재단의 지원을 받는다는 명예를 동반하기 때문에 학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무엇보다도,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연구가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 동안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건 학생 연구자에게 큰 위안이 된다. 이 글은 아직 박사 펠로우십 지원 과정에 익숙하지 않거나, 도전하기 전에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일반적인 정보 및 응원을 담고 있다. 이 글을 읽는다고 해서 모든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펠로우십을 지원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보면서 독자들이 그 과정에 조금이나마 익숙해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이 글의 주된 목적이다. 이 기고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펠로우십에 대해 알게 되고, 용기를 내어 지원해보길 기원한다.

급한 독자들을 위해 핵심을 요약하자면, 펠로우십은 완성된 저널 논문이나 책이 아니라 한창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지원을 받는 것이다. 펠로우십을 받는 모든 연구는 미완성이며, 남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원자는 자신의 연구가 앞으로는 남루하지 않을 것임을,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지원 서류에 잘 녹여서 써야 한다. 이 글에선 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펠로우십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을 이야기할 것이다. 중간중간 드는 예시는 나의 연구분야(인류학, 과학기술학, 기술사학)에 초점이 맞추어지겠지만, 최대한 다양한 학문 분야와 학술 재단의 상황을 관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도록 노력하겠다.

이 기고는 <과학뒤켠> 편집위로부터 기고 제안을 받고 쓰는 글이다. 제안이 들어온 이유는 최근 내가 한 재단에서 펠로우십을 받아서, 펠로우십을 잘 받는 법에 대한 썰을 잘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예상해 본다. 제안을 받고 나는 고맙기도 했지만 무척 무안했다. 나는 내 선배, 동기들에 비하면 프로-탈락러다. 8년 동안 대학원을 다니면서 펠로우십, 논문, 워크샵, 제안서 등 떨어져볼 수 있는 것에는 모두 다 떨어져본 것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용기를 내서 이런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펠로우십에 합격하는 사람은 결국 많이 탈락하면서도 끈질기게 계속 넣어보는 사람이다.

기회를 잡을 준비

지원 시기 미리 알기

본격적인 펠로우십 서류 지원에 앞서 자신에게 해당하는 펠로우십 기회가 어느 시기에 열리는지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 관련 정보는 보통 재단 홈페이지에 꾸준히 공지되며 대부분의 펠로우십이 1년 주기로 운영되기 때문에 본인이 목표로 하는 재단 홈페이지에서 작년도 공고를 확인하면 나에게 주어진 준비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알기 쉽다. 학문 분야마다 펠로우십 모집 범위나 기간 등이 다르겠지만, 내가 속한 학술 커뮤니티(과학기술학, 정책학)에서 낼 수 있는 펠로우십 정보는 글 마지막에 첨부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펠로우십 정보는 같은 학문 공동체 사람들에게 많이 의지하게 되기도 한다. 자신에게 맞는 모든 옵션을 직접 검색하고, 달력에 적어두고, 미리 부지런히 대비하는 것이 정석이겠으나, 혼자 힘만으로 딱 맞는 펠로우십 기회를 찾고 그것에 대비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정보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예를 들면 글쓴이) 선후배나 동료, 또는 교수님들의 귀띔이 모든 준비 과정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언니 11월 말까지 ○○재단 지원이래요, 언니도 지원해봐요”와 같은 구원의 한 마디, 또는 “홍길순 학생이 아무개 재단에서 이러쿵 중요한 연구로 펠로우십을 받았다”는 작년도 학과 공지 메일 하나가 등불 같은 역할을 한다.

창고에 글 쌓아두기

지원을 시작하기 전, 이미 써놓은 저널 논문이나 학위논문 일부, 수업 페이퍼, 학회 발표문 등 준비해놓은 글이 있다면 지원서 준비를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다. 펠로우십 지원은 보통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완전히 처음 생각한 연구 내용으로 지원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쓰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미리 써 놓은 글로부터 핵심 주장, 중요하게 사용하고 있는 자료, 엮어 두었던 참고문헌을 가져와서 활용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좋다. 물론 펠로우십 서류를 준비할 땐 이 자료들을 활용함과 동시에 지원하는 펠로우십의 성격을 고려해서 다시 쓰는 과정(re-writing)도 필요하다. 특히 글에서 눈에 잘 띄는 부분들(서론과 결론, 각 세션의 초반부, 각 문단의 첫번째 문장)을 지원 펠로우십 성격에 더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펠로우십은 쓰지 말고 따라고 배웠습니다

펠로우십 서류 준비를 시작하면서 막막했던 나는, 펀딩을 따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찾아다니다가 “How to win grants”라는 직관적인 제목의 영어 유튜브 영상을 발견했다.[1] 영상에서는 노련해보이는 한 교수가 연구 지원 그랜트(grant)를 따는 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이 영상은 독자적인 연구팀이 있는 교수의 입장에서 그랜트를 따는 법에 관한 설명이긴 했지만, 꽤 많은 면에서 펠로우십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독자 여러분도 여력이 되면 시청하기를 추천한다). 영상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말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1. 쓸(write) 생각을 하지 말고, 딸(win) 생각을 해라.
  2. 서류를 읽어줄 사람을 두 명 정도 구하고, 코멘트 시기가 겹치지 않게 따로따로 부탁하라.

1) 뽑히는 서류 만들기

펠로우십이나 연구 펀딩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1번이 아닐까 싶다. 펠로우십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최대 미션은 완성도 높고, 중요하고, 좋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서류’, 즉 수많은 지원 서류 중에서 뽑힐 만한 서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아직 미완성 단계인 본인의 연구가 이 재단의 분야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어떠한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연구 질문은 무엇인지, 그 질문에 답을 내릴 준비는 얼마나 되어있는지를 최선을 다해 전면에 내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서 ‘전면’에 해당하는 부분은 서류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들로서, 가장 앞부분에 오는 커버 레터(cover letter), 연구 제목, 초록(abstract), 서론과 결론, 각 파트의 첫 문단, 그리고 모든 문단의 첫 문장이 여기에 해당한다.[2]

대학원생이라면 초록은 익숙할지라도 의외로 커버 레터가 뭔지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한 페이지 가량의 문서는 그 뒤에 따라오는 초록, 연구 계획서, 샘플 챕터 만큼이나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커버 레터의 역할은 심사위원에게 던지는 지원자의 첫 인사다. 이 서류를 정말로 잘 읽어줬으면 하는 사람과 갑자기 잠시 마주치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그 사람을 붙잡고 1-2분 내에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이 좋을까?

사람마다 커버 레터를 쓰는 스타일은 다양하겠지만, 참고를 위해 내가 심사위원과 접선(?)을 시도한 방식을 대략적으로 소개한다:

위원님, 제 이름은 ○○○입니다. 제 박사 연구를 잠시 읽어 주신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습니다. 전 카이스트 [학과 이름]에서 [연구 키워드]들을 공부해왔습니다. 저는 ~~에 관심이 많아 [학문 분야] 공부를 지속해왔고, [연구 한 줄로 요약] 이러한 연구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저는 [연구의 대상이 되는 현장, 물질, 이론, 등]에서 그 질문에 대한 영감을 받았고,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구 질문]을 던집니다. 이 서류에서 저는 “[이 연구에서 가장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 해드릴 것입니다. 이 개념을 주의 깊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은 이유는… [설명] …이 기회는 제가 이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전 이 연구를 통해 [학문 분야]에 이러한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제 연구를 고려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커버 레터에는 지원자가 누구인지와, 지원하는 연구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내 지원서를 꼭 읽어봐 달라는 호소도 어느 정도 담겨있으면 좋다. 이 편지에 소개된 연구 내용이 더 궁금하다면 심사위원은 커버 레터의 다음 장에 오는 연구 초록을 읽어볼 것이다. 연구 초록도 흥미롭다면, 심사위원은 연구 계획서를 읽어볼 것이다. 연구 계획도 그럴듯하다면, 마지막으로 좀 더 길게 작성한 글들의 첫 문단들, 첫 문장들을 읽어볼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좋은 글을 써서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명, 때론 수백 명의 경쟁자 사이에서 뽑히는 일이다. 지원자는 자신이 제출한 글을 심사위원이 모두 자세히 읽어봐줄 것이라는 기대는 반드시 버려야 한다 — 차라리 심사위원이 지독하게 게으른 멍청이라고 생각하고(실제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작성하는 것이 작전상 낫다.

2) 서류 고치기: 연구 계획서를 중심으로

재단에 제출할 서류 중 가장 퇴고가 많이 필요한 서류는 바로 연구계획서라고 주장하고 싶다. 연구 계획서는 커버 레터와 초록, 그리고 샘플로 제출하는 긴 글들(샘플 챕터, 저널 논문 등)을 이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하며, 새로 작성하는 부분이 가장 많은 서류에 해당한다. 계획서에는 자신이 할 연구에 대한 학문적인 내용과, 그 연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실용적인 차원의 내용도 담아야 한다. 본인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글들(학위논문의 챕터, 저널 논문 등)을 기반으로 계획서를 작성하고 나면, 그것과 일관된 내용으로 초록, 그리고 커버 레터를 쓸 수 있게 된다. 요약하자면 연구 계획서는 전체 서류의 초반과 후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이 사람을 뽑을까 탈락시킬까 사이에서 고민하는 심사위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연구계획서는 두 사람 정도에게 시기가 겹치지 않게 검토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자신의 연구계획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첫 번째 사람으로부터 도착한 뒤, 검토 내용을 반영하여 수정본을 작성하고, 수정본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의 검토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받아볼 수 있다. 나의 개인적인 서류 퇴고 경험은 조금 극단적인 과정이었지만, 결국 나도 두 검토자의 코멘트를 받았기 때문에 그 사이 중재점을 찾아 서류를 고칠 수 있었다.

우선 내가 검토를 부탁한 첫 번째 사람은 내 연구 계획이 연구 재단의 학문 분야와 어떤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해주었다. 예를 들어 나는 인류학적인 연구를 하고 있지만, 지금은 역사 연구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재단에 펠로우십 지원을 하는 것이므로 이 연구가 왜 역사학적으로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명확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펠로우십을 너무도 따고 싶었던 나머지, 이 재단의 성격에 내 연구를 맞추는 방향으로 연구계획서를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그 상태로 나는 두 번째 사람에게 검토를 부탁하였다. 평소 내 연구를 잘 알고 있던 두 번째 검토자는, 재단의 성격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억지로 새로운 연구를 하겠다고 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주었다. 예를 들면 내 연구가 인류학적인 연구라고 해도, 충분히 역사학적으로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제서야 내 연구가 가진 강점을 죽이지 않고도 재단의 성격과 내 연구가 잘 맞는 부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드러낼지 고민하게 되었고, 이를 반영하여 서류 최종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나가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보다 중요한 실패는 없다

이 글에서 나는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몇 가지 조언을 제시했다. 펠로우십 서류를 준비할 때 쓸 생각보다는 딸 생각을 하자는 것. 완성된 글이 많이 준비되어 있을수록 유리하지만, 연구계획서는 지원할 재단의 성격에 맞게 다시 쓰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것. 호소력 짙은 커버 레터를 쓰자는 것. 글 검토는 믿을 수 있는 사람 2명에게 시기가 겹치지 않게 부탁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또 한 번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나는 합격/탈락이 나뉘는 일에서 누구 못지 않게 유리 멘탈의 소유자이다. 그렇기에 펠로우십 서류를 준비하는 기간이었던 2주 동안 거의 매일 울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 연속되는 실패 뒤에 또 실패했을 때 받을 충격이 두려웠던 나는 “탈락해도 좋으니 너무 충격 받지만 말자”라는 내용으로 일기를 적어보기까지 했다. 지원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하면서는 내가 애초에 이 펠로우십에 지원할 자격이나 되는지 고민하며 꽤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했고, 지원한다는 사실도 주변에 거의 밝히지 않았다. 답답함을 털어놓을 사람이 적었기에 나는 그 기간에 유튜브 영상에 의존하며 기운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당시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큰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으로 알았는지, 재수생들에게 정신적인 서포트를 보내는 각종 영상들이 내 피드에 추천되었다.

그 기간에 내 힘들다는 징징거림을 받아주었던 이들 중 한 사람이 말해준 것이 있었다. “계속 떨어지더라도 울면서 계속 도전하는 애들이 결국 더 자주 합격하더라”고. 지원 자체부터가 고민이었던 나에게는 이 말이 큰 힘이 되었다. 합격/탈락이 나뉘는 일에 도전하는 건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고통을 무릅쓰고도 계속 찔러보는 사람이 결국 따낸다. 만약 펠로우십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내 연구가 구리다거나, 앞으로 계속할 가치가 없는 연구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도 잊지 말자.

참고자료: 펠로우십 정보 소개

정책학, 역사학, 인류학 분야에서 최근에 펠로우십 지원을 받고 있는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들이 경험을 토대로 펠로우십 정보를 작성하였다. 펠로우십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하며, 작성을 도와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1. 한국연구재단, 학문후속세대지원(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 사업

한국연구재단의 학문후속세대지원 사업은 국내 박사과정 학생이 직접 연구책임자가 되어 본인의 학위논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1월 사업 공고 후 2-3월 중 서류 제출, 5월 선정 공고 후 6월부터 사업이 시작되는 타임라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연구 지원은 본인이 신청 시 1년 지원 혹은 2년 지원을 선택할 수 있고, 1년에 2천만 원(2년에 4천만 원)을 지원합니다 (단, 2년 지원의 경우 심사위원 평가에 따라 지원 기간이 변동될 수 있음). 연구재단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2019년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 지원 과제 1,063개 중 150개 과제가 선정되었으며(선정률 14.1%), 올해 2021년에는 지원 규모가 늘어 300여 개의 과제가 선정되었습니다.

최근 지원자 경험담:

1) 저의 경우 2년간 지원을 받게 되었는데, 1단계에서 이론, 2단계에서 현장 연구라는 틀로 학위논문 연구계획서를 준비하였습니다. 동아시아에서 국가와 자연이 맺어온 관계성에 대한 기존의 제 연구들을 확장하는 주제였습니다. 연구계획서 심사 평가 과정에서는 익명이 아니라 지원자의 실명으로 이전의 연구 성과들에 대한 검토가 이뤄집니다. 따라서 연구계획서에서는 이전의 본인 연구와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연구계획 사이의 연계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이전에 출판했던 국가-자연 관계와 비인간 행위자들에 대한 연구논문(6편)과 편서(3권)의 주제가 제 학위논문 주제와 연장선상에 있던 점이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 김준수(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작성

2) 제 연구 제안서 제목은 “융합연구의 혁신성 제고: 정부 연구 지원 효과의 실증 분석”이며, 졸업을 앞두고 있어 1년형 과제로 지원하였습니다. 연구 제안서 작성 시 중점을 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차별화된 연구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제 연구 질문을 요약하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융합연구는 정말 좋을까?”로, 정책 현장에서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종의 믿음을 비틀어보려고 했습니다. 두 번째로 이러한 문제의식은 박사과정생 기간 동안 천착해온 연구 주제임을 지원서에 드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제안서 작성 항목 중 ‘연구자의 연구 수행 역량’ 란에 석사과정부터 유사한 주제의 연구를 수행했으며 관련 연구방법론의 훈련 과정이 체계적이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박사과정생 고년차는 본인의 축적된 연구실적이나 경험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졸업 문제 때문에 과제 기간 설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박사과정생 초년차는 2년형 과제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만큼 각자에게 적합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양설민(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작성

2. D.Kim Foundation

미국 D.Kim 재단은 동아시아 과학기술의 근현대사 연구 진흥을 위해 2008년에 설립된 재단이며, 관련 분야의 대학원 학생과 신진 연구자의 연구를 위해 매년 펠로우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홈페이지 참조: dkimfoundation.org). 박사후연구와 박사학위논문연구뿐 아니라, 연구를 위한 장기 출장이나 학회 연구 발표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박사후연구와 박사학위논문연구 펠로우십의 경우, 보통 11월 말일에 지원서류를 제출하여 선발되면 이듬해 가을부터 그 다음 해 여름까지 1년간 지원을 받습니다. 선발 인원은 2020~2021년 기준 박사후연구 1~3명, 박사과정연구 3~4명, 발표/연구보조금 2~3명이지만 재단의 판단이나 지원자 풀의 상황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주도가 에너지 정책 테스트베드가 되어가는 과정에 관한 현장연구로 지원하였는데, 방법론은 인류학이지만 냉전사와 환경사, 기반시설 연구, 그리고 섬 연구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 그것을 명시했습니다.
– 조승희(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작성


[1] 「How to win grants」, https://www.youtube.com/watch?v=GbzN4cVjsxA

[2] 본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원자가 직접 작성할 수는 없지만 지원 서류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추천서이다. 대개 지도교수를 포함하여 2명의 교수로부터 추천서를 받아 제출할 것을 요구 받는다. 어떤 교수의 추천서를 제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으며,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재단에서 익숙해할 만한 사람의 추천서일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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