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듣고 감응하며 연구하기: 석사논문 연구 수행과정을 돌아보며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사과정
금현아
kumha1130@kaist.ac.kr

석사학위 논문 심사를 마친 지 한 달도 안 된 따끈따끈한 석사 졸업생인 내게 누군가 석사 논문 연구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인터뷰와 현장 답사를 수행하는 과정이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가장 보람찼던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역시도 인터뷰와 현장 답사를 수행하는 과정이었다고 대답할 것이다.[i]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한국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누구에 의해, 어디서, 어떻게 증가하고 관리되었는지 비판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필자 학위논문 연구의 골자였다. 환경부와 같은 정부 기관이 생산한 문서나 보고서, 신문 기사 등도 훌륭한 자료지만, 세상에 나온 공식적인 문서에 담겨 있지 않은 목소리를 알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플라스틱 혹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특정 방식으로 사용되고 폐기되고 처리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에 개입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연구 질문에 충실히 답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에 필자는 2021년 4월부터 10월까지 여러 차례의 인터뷰와 현장 답사를 수행했다. 필자가 재학 중인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의 선후배 혹은 동료 중에는 민족지 (ethnographic)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몇몇 있다. 하지만 본 글에서 민족지 연구 대신 “인터뷰와 현장 답사”라고 특별히 밝혀 쓴 이유는 필자가 기존의 민족지 연구에서 주로 수행하는 방식처럼 특정한 한 집단을 여러 번 인터뷰하거나 특정 기간 참여 관찰하는 대신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을 매개로 연결된 여러 집단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현장을 답사하는 연구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ii]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인터뷰 및 참여 관찰 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구를 수행했다는 특수성 또한 고려한다면, 필자는 본 글이 민족지 연구를 위한 보편적인 가이드보다는 민족지 연구의 다양한 양상에 대한 소회 혹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장으로서 기능하길 바란다.

누구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연구자에게는 인터뷰 참여자[iii]의 응답을 얻어내는 것이 절실하다. 그런데 인터뷰 참여자 역시 연구자인 나를 만나고 싶어 할까? 이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내려가는 과정은 성공적인 인터뷰 수행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연구자들이 놓치기 쉬운 지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본 인터뷰가 단순히 연구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인터뷰 참여자에게도 어떤 도움이 될지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iv] 바꾸어 말하면, 특별히 이익이 없음에도 기꺼이 나의 연구를 위해 시간을 내줄 사람은 누구일까? 나의 연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필자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중심에 두고 추려낸 다양한 행위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하고자 했는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코로나19 상황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배포하는 정부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료,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재활용선별장 및 생활폐기물 소각장의 노동자[v],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발생한 각종 의료폐기물의 배출을 담당하는 의료인, 의료폐기물의 처리를 담당하는 수집ㆍ운반업체 및 소각업체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행위자들은 단순히 필자 연구의 “(예비) 인터뷰 참여자”로 묶일 만큼 동질적이지 않았다. 업무 환경, 필자의 연구 주제에 대한 이해도, 잠정적인 주장에 대한 태도 및 입장 등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인터뷰 참여자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예를 들면 폐기물 관리를 포함하여 코로나19 대응의 성공적 측면을 강조할 가능성이 클 정부 관련 행위자에게는, 특정 종류의 플라스틱이 정부의 정책에 의해 증가했다는 잠정적인 주장[vi]을 앞세워 접근한다면 인터뷰 섭외부터 실패할 공산이 크다. 반대로, 정부에서 생산한 폐기물 관련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배치하고 수행하는 실무진들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맥락에서 고려치 못했던 애로사항을 겪고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그런 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음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면 승률이 높을 것이다.

두드리고, 두드리기

  한창 인터뷰 자료 수집에 열을 올리던 작년 봄과 여름, 필자는 아무도 없는 세미나실에 노트북과 휴대폰, 종이와 펜을 들고 들어가 몇 시간이고 가슴 졸이며 전화기를 붙들고 있기 일쑤였다. 정부 관계자들같이 공적인 기관에 근무하는 분들의 경우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메일 주소 등의 개인 연락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의료폐기물 수집ㆍ운반업체나 소각업체와 같은 사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분의 경우에는 이메일 주소는 고사하고 업체의 대표 전화번호를 찾아내기도 어려웠다. 쿵쿵거리는 가슴을 애써 다스리며 수화기 너머 응답을 기다리다 보면 실제 폐기물 처리 업무와는 거리가 먼 대외업무 담당자가 전화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대개 나에게 돌아오는 반응이란, 이런 것이었다. 뭐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이번 주는 업무가 바빠요, 외부 인터뷰는 일절 사절입니다, 내부 회의를 거쳐야 할 사안 같은데요, 등등의 날이 서 있는 반응. 나는 무해한 석사 과정 연구자임을, 내 연구에 당신의 목소리와 경험이 절실함을 호소해야 했다. 의심과 무관심의 장벽을 넘고 나면 비로소 폐기물 처리 실무를 직접 다루는 노동자분의 연락처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연락처 입수의 관문을 통과하면 인터뷰 의사 얻어내기라는 더 큰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첫 통화에서 거절을 당하면, 전화 초입에 소개할 말들의 순서를 수정해서 며칠 혹은 몇 주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즉,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었는데 대개는 이런 것이었다. 역사적 의미 측면으로나 시민에 대한 영향력 측면으로나 중요한 일을 해주고 계심에 감사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촉발된 지적 호기심을 표현하며 자연스레 내 연구를 소개하는 “선 인정 후 소개” 전략, 여러 번 정중히 요청한다면 언젠가는 나의 집요함에 마음이 움직여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인지상정 끈기 전략.” 물론 대여섯 번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어도 완강하게 거절(혹은 무시)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말이다. 한 번에 흔쾌히 수락해주셨건, 몇 번의 회유로 인해 겨우 수락해주셨건, 결국 내 연구에 귀 기울여주시고 말씀 주실 인터뷰 참여자를 섭외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던 순간들이 생생하다.

연구자, 그리고 연구의 맥락에 대해 소통하기

인터뷰 참여자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갔다면, 좋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시간이다. 돌이켜보건대 풍성한 인터뷰는 단순히 인터뷰 참여자에 대한 연구자의 궁금한 점을 해소하는 자리가 아니라, 인터뷰 참여자 역시 연구자와 연구의 맥락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소통하는 자리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은 대개 연구자의 주도로 원활히 이뤄지곤 했다.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연구를 하게 된 계기를 충분히 설명하고, 인터뷰 참여자도 연구자에게 언제든 자유롭게 질문해달라고 안내했다. 또한, 인터뷰 종료 시점에서는 연구자가 인터뷰 참여자에게 묻지 않은 중요한 질문이 있다면 말씀해달라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인터뷰 수행 과정에서 연구자의 정체성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필자가 가진 수많은 정체성 중 인터뷰 수행 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석사 과정 연구자”라는 점이었다. 석사 과정 연구자라는 얼핏 자명한 사실은 왜 그렇게 중요했던 걸까? 인터뷰 참여자들은 인터뷰 결과가 신문 기사 혹은 방송 등 공적인 매체에 노출될 것인지 우려하곤 했다. 이에 약간은 경계 태세를 갖추다가도 본 연구 결과물이 학술적 목적으로, 즉 학위논문 형태로 집필될 것임을 확신하고서는 안도하며 편안히 이야기를 풀어주시는 경우가 많았다.

 미처 예기치 못했지만 중요했던 내 정체성 중 하나는 “젊은 여성”이었다. 선배 연구자들이 종종 말해주길, 인터뷰 참여자가 젊은 여성 연구자에게는 대개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준다고 했지만, 젊은 여성 연구자로서 가진 이점보다는 어려움에 익숙해진 내게 이는 조금 낯선 사실이었다. 남성보다 좀 더 부드럽고 유연한 질문을 하리라고 기대하는 보편적 사회적 인식이 작용한 것이리라. 그렇지만 이내 젊은 여성 연구자로서 갖는 곤란한 상황들과도 마주하게 되었다. 한 인터뷰 참여자의 도움으로 필자가 직접 방문할 수 있게 된 현장은 경기도 외곽 지역의 재활용폐기물선별시설과 생활폐기물 소각장이었다. 현장을 소개해준 인터뷰 참여자의 호의 덕분에 차량에 동승하여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로 현장 연구를 여러 번 수행해본 선배 연구자와 현장 답사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직접 만나 본 적 없는 인터뷰 참여자인 경우에 연구자 홀로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듣게 되었다. 특히 여성 연구자라면 이런 경우 동료 연구자와 함께 현장에 방문하는 방식을 택하곤 한다는 것이었다. 연구 현장에서 여성 연구자가 처할 수도 있는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생각이 인터뷰 참여자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것 같아 부인하고 있던 터였다. 필자의 경우 비슷한 연구 주제에 관심이 있던 대학원 동료와 함께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고민을 일단락 지었지만, 이는 본 현장 답사뿐 아니라 연구 수행 과정에서 연구자가 어떤 위험 요소를 미리 고려해봐야 하는지, 감내할 수 있는 선은 어디까지인지와 같은 생소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어떤 현장에서 무엇을 보고 들을 것인가

이렇게 소중히 주어진 인터뷰, 혹은 현장 답사 기회,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내 연구의 핵심을 명료하게 다시 전달하기, 인터뷰 수락에 대한 사의 표시, 구체적이되 너무 지엽적이지는 않은 인터뷰 질문 준비와 같은 기본적인 것들은 인터뷰 방법론 책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는 필자가 인터뷰와 현장 답사에서 겪은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공유해보려 한다.

필자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서 인터뷰를 수행했기에 대부분 전화나 영상 통화로 인터뷰를 수행했다. 특히 전화 인터뷰의 경우 인터뷰 참여자의 표정을 살펴볼 수도, 내 표정을 보여줄 수도 없었기에 내가 잘 듣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추임새가 지나쳤던 걸까, 한 번은 인터뷰 참여자로부터 “뭐가 그렇게 자꾸만 아~아~에요”라는 말을 들었다. 한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팀장님과 전화 중이었는데, 수화기 너머로 저 말을 들은 순간 민망함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나에겐 생소하고 놀라운 현장 지식이라 감탄하며 받아 적고 있었노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어색함을 무마했지만, 인터뷰의 흐름이 끊어졌을까 불안해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사전에 전사(transcription) 목적으로 녹취를 허락받았던 터라 인터뷰가 끝난 후 녹취 파일을 들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과도할 정도로 추임새를 넣고 있던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질문을 완전한 문장으로 종결하는 대신 말끝을 흐리는 것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녹취 파일은 인터뷰 내용 기록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터뷰 도중 불필요한 추임새나 말 습관이 있는지 스스로 검토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배웠다.

필자는 카이스트 내부의 생활폐기물선별장과 경기도의 재활용폐기물 선별장 및 생활폐기물 소각장. 이렇게 두 번의 현장 답사를 경험했다. 즉, 현장 답사에 생초보인 필자는 두 번 모두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을 했다. 열심히 사전 조사를 하고 질문지를 준비하며 현장을 상상해봤지만, 현장은 그야말로 쏟아지는 정보의 현장이었다. 특히 필자가 방문했던 재활용폐기물 선별장의 경우, 코를 찌르는 악취,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날카로운 기계음, 정신없이 온몸에 붙어 대는 파리, 어두운 조명, 위태롭게 삐걱거리는 계단 소리 등, 사방에서 나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탓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경우에는 미리 준비해 간 질문지를 상세히 기억해내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어떤 점이 가장 예상과 다른지, 혹은 어떤 점이 가장 충격적인지 등에 집중하며 현장을 오롯이 느끼길 권하고 싶다. 또한 가능하다면 현장 관계자분들께 허락을 구하고 사진, 동영상, 녹음 등을 통해 최대한 다양하게 현장을 기록하길 추천한다. 이후 현장에서 한걸음 물러나 기록을 돌아보며 현장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질문들이 떠올랐는데, 추가적인 인터뷰 수행을 통해 현장에서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며 현장에서 수집했던 자료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분석 점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나가며: 그럼에도 사람을 보려는 이유

정리하자면, (1) 인터뷰 참여자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각 인터뷰 참여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연구자 및 연구 내용에 대해 잘 소통할  것, (2) 이 과정은 전혀 쉽지 않으니 실패를 무릎 쓸 용기와 끈기를 잃지 말 것, (3) 본인이 어떤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지 검토하는 것, 또한 최대한 다양한 감각을 동원해 현장을 느끼고 이후에 돌이켜 볼 것—정도가 필자가 나누고 싶었던 점이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수행한 인터뷰나 현장 답사 기회만큼 중요한 것은, 각기 다른 행위자 집단에 다가가는 과정 자체에 대해 곱씹어 보고 자료 해석 단계에 반영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각 인터뷰 및 현장 답사 경험을 인터뷰 참여자 섭외 단계부터 돌아보았을 때, 내게 기꺼이 이야기해준 참여자와 그렇지 않았던 참여자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인터뷰 참여자마다 말의 무게 혹은 농도가 다르게 느껴졌다. 이는 인터뷰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분석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동시에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준 특정 인터뷰 참여자를 대변하는 실수를 막기 위함이기도 하다. 인터뷰 참여자가 제공해준 자료의 풍성함 혹은 보여준 태도가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를 통해 다양한 인터뷰 참여자 간의 역학 관계에 대해서는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이를 본인의 연구에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가 고민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와 현장 답사를 통해 (겨우겨우) 얻은 소중한 자료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를 두고 좀 더 충분히 고민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떻게 하면 주장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료를 재조합하고 배치할 수 있냐는 고민은 자료 수집 이후가 아니라 자료 수집 이전부터 계속해서 해나가야 함을, 이 글을 읽는 연구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이 짤막한 글을 쓰며 돌아보니 새삼스레 참 쉽지 않은 연구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동시에 수많은 분의 도움에 기대어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연구였음이 분명해진다. 이는 석사 논문 작성이 막바지로 이르던 11월의 어느 날 필자가 느꼈던 점이기도 하다. 그 당시 필자는 개인 SNS에 아래와 같이 적었다.

연구하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도 엄청난 힘이 된다. 기껏해야 열 명, 혹은 그보다 더 적은 사람들이 읽어줄 초라한 학위논문일 뿐이지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보고 싶다. 아직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시간을 내어 당신들의 이야기를 기꺼이 해준 사람들. 너무너무 고마운 건 나인데, 되려 나한테 고맙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에 관심 가져주고 연구해줘서 고맙다고…지치고 질려 때려치워 버리고 싶은 마음이 한두 번 들었던 게 아니지만, 그 목소리들과 그 이야기들의 무게감을 떠올리면 그럴 수가 없다. 내가 하고픈 이야기에 진심이 되어버린 것은 한편으론 참 고되지만, 결국엔 정말 감사한 일이다!

  옮겨놓고 보니 꽤 낯부끄럽지만, 연구의 형식을 갖춘 무언가를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으려는 인고의 시기에 진심을 담아 썼던 글이다. 인터뷰와 현장 답사. 서로에 대해 말하고 듣고 감응하기에 아름답지만, 어려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지난한 여정. 이 매력적이고 고된 여정 속에서 지그재그 걸음을 하고 있을 연구자들, 그리고 앞으로도 그 걸음을 계속해보려는 미래의 나에게 소소한 응원의 마음을 보내며 이 글을 마친다.

읽을거리 (선택)

기고한 글과 관련된 읽을거리 1~3개를 자유롭게 추천해 주세요. 책도 좋고, 논문이나 기사도 좋습니다. 각 읽을거리에 대해 3문장 정도로 소개해주세요.


[i]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22년 1월, 필자는 석사학위논문 인쇄를 기다리고 있다.

[ii] 이러한 특성은, 학위논문심사위원의 질문 대상이 되기도 했다.

[iii] 이슬아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의 김한민 인터뷰 편을 읽고 인터뷰(inter-view)란 서로가 서로를 보는 행위라는 말에 감명을 받았었다. 이런 맥락에서 인터뷰어(interviewer)-인터뷰이(interviewee) 보다는 연구자-인터뷰 참여자 라는 표현을 지향한다. 필자 학위논문 본문에서는 짧게 인터뷰이(interviewee) 라고 적었지만 말이다.

[iv] 연구자가 인터뷰 참여자에게 개인적으로 작게 사의를 표할 수는 있지만 물질적인 형태로 보상하는 경우는 드물다.

[v] 필자의 학위논문에서는 “sanitary worker”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vi] 연구 완료 시점에서는 주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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