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국가 간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국방대학교 안보정책 박사과정

황원준

hwj900126@naver.com

들어가며

시대는 전쟁을 만들어내고, 전쟁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전쟁은 무기를 만들며, 무기는 새로운 전쟁을 만든다. 그래서 어떠한 무기는 시대를 만들기도 한다.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된 민족주의와 끝을 모르고 팽창하던 제국주의가 맞물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낳았다. 두 전쟁은 많은 국가가 오랜 기간에 걸쳐 싸운 전쟁이며 전례 없는 사상자를 낳았고, 참혹한 두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가들은 무기를 만들어냈다. 기관총과 철조망이 등장하자 군인들은 땅을 파서 들어갔고 전쟁은 참호 속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탱크가 등장하여 철조망을 짓밟고 기관총을 뚫고 나아갔다. 과거의 무기를 붙들고 있던 국가는 새로운 무기를 들고 새로운 모습으로 싸우는 국가에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다. 두 전쟁을 거치며 탱크 뿐만 아니라 전함과 잠수함, 전투기와 폭격기가 발전했다. 전쟁은 땅 위에서 뿐만 아니라 바다와 하늘에서도 이루어졌다. 막대한 재정과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소비하며 전쟁은 계속되었고, 독일에 이어서 미국은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전에 없던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핵무기가 탄생했다. 그 누구도 핵무기를 가진 국가를 공격할 수 없었다. 핵무기는 전례 없는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하였고 이를 가장 먼저 만들고 전쟁에 사용한 국가는 세계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무적의 무기라고 여겨지는 이 무기를 점점 더 많은 국가가 갖게 되었다. 핵무기를 확보한 강대국들은 공멸에 대한 두려움으로 서로를 공격할 수 없었으며, 주변국의 위협을 받던 약소국들은 핵무기를 갖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처음 전쟁에서 사용된 뒤 단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던 핵무기는 20세기 후반 국제관계를 변화시킨 핵심적인 변수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먼저 핵무기를 개발하고, 가장 강력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은 20세기가 끝남과 동시에 본토를 공격받았다. 냉전이 종식된 지 10년, 양극체제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라는 전리품을 마음껏 누리던 미국은 핵무기로 억제할 수 없는 테러의 위협에 속수무책이었다. 알카에다(Al-Qaeda)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적에 대항하여 미국은 가장 먼저 손에 잡히는 적인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공격했다. 하지만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몰아낸 뒤에도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파키스탄에 숨어 미국을 위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1990년대 무인기술을 토대로 개발한 드론(drone)을 전장에 등장시켰다. MQ-1 프레데터(Predator)라는 이름을 가진 드론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상공에 떠올라 숨어있는 탈레반과 알카에다전투원들을 추적하고 사살하였다. 

2004년부터 2022년까지미국은 세계 각지에서 약 14,040회의 드론 공습을 시행하였고 이를 통해 최소 8,858명에서 최대 16,901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 드론은 핵무기와 같이 국제관계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무기체계가 될까? 이미 많은 곳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이 무기체계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이 글은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무력분쟁에서 드론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의미를 논하고자 한다.

드론의 경제적 비용과 정치적 비용

군사력 사용은 비용이 많이 드는 정책 수단이다. 미사일 한 발을 발사해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이때 비용은 경제적인 비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군사력을 사용하려면 정치적인 비용 역시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UNSC: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의 결의에 따른 제재와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드론을 활용한 군사력 사용은 어떤 비용을 수용해야 할까? 이를 경제적 비용과 정치적 비용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드론의 경제적 비용은 무기체계 자체를 도입하는 비용과 이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비용, 그리고 이를 운용할 요원들을 훈련시키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기체계의 도입 비용을 이해하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미국의 최신 전투기인 F-35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투기이다. 대한민국의 공군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 전투기를 도입하였다. F-35 한 대의 가격은 약 1억 2,200만 달러, 한화로 약 1,538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반면 F-35의 일부 임무를 대체할 수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드론 MQ-9A 리퍼(Reaper)는 한 대에 약 5백만 달러, 한화 약 63억원으로, F-35 전투기 대당 가격의 1/24 수준이다. 무기체계의 운용비용 측면에서는 F-35 전투기는 시간당 비행비용(cost-per-flight-hour)이 약 28,455달러가 드는 반면, MQ-9A 리퍼는 1/5 수준인 4,762달러가 소요된다. 조종사를 훈련시키는 비용 역시 유인기 조종사와 비교했을 때 드론 조종사는 1/50 수준의 비용밖에 들지 않는다.2

그림1. 미국의 MQ-9 리퍼(출처: Shutterstock.com)

때로는 경제적인 비용보다 정치적인 비용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된다. 정치적인 비용은 국내정치 비용과 국제정치 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국내정치 비용은 정책결정자가 군사력 사용을 결정했을 때 그에 따른 정치적인 대가를 감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 자국의 군인이 전장에서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이라크에 파병을 결정할 때에도,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파견할 때에도 정책결정자들은 이러한 정치적 비용을 고려하여 군사력의 사용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특히 민주주의가 발달한 국가일수록 군사력 사용은 상당한 국내정치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드론을 활용한 군사작전은 자국의 군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책결정자는 군사작전 간 사상자 발생에 따른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 군사력 사용을 결정할 수 있다.3

국제정치 비용은 군사력 사용에 따른 국제사회에서의 영향을 의미한다. 군사력 사용은 국제사회의 반발을 넘어서 때로는 제3국의 개입을 야기하여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국제사회의 반발에 따른 정치적인 대가가 경제제재로 이어져 경제적인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군사력 사용이 더욱 민감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민간인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무력을 사용함에 있어서 개전 정당성(Jus ad bellum)과 전시 정당성(Jus in bello)을 준수해야 하는데, 이는 무력사용의 명분과 수단이 모두 정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개전 정당성은 기본적으로 자위권의 원칙 준수를 의미하며, 전시 정당성의 민간인 구분의 원칙, 비례성의 원칙 등이 있다.  

국가의 무력 사용이 민간인을 사망케 하거나 민간인의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전시 정당성 측면에서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민간인 구분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드론은 장시간 작전이 가능하며 오랜 시간 적을 관찰한 뒤에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드론은 다른 무기체계와 비교하여 작전 간 민간인 부수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4 민간피해를 최소화하여 적의 군사표적을 정밀타격하는 드론은 다른 수단과 비교해 덜 침략적인 무력사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플라우와 프리커(Plaw & Fricker 2012)의 연구에 따르면 실증적으로 미국의 드론 사용은 다른 무력사용과 비교하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적게 받았다. 특히, 지상군이 영토를 침범하거나 유인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할 경우 심각한 전쟁행위(Act of war)로 인식되지만, 미국 드론의 영공침범은 여러나라가 묵인해왔다는 점에서 드론 사용의 국제정치 비용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5

낮은 수위의 잦은 충돌과 위기의 고조

드론을 활용한 작전은 경제적, 정치적 비용이 낮은 군사 옵션이다. 그러므로 정책결정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소말리아, 예멘에서의 지속적인 드론 공습과 2020년 1월 이란 솔레이마니 표적사살 등은 드론의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다. 드론은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드론의 낮은 비용에 따른 손쉬운 활용은 주변국과 낮은 수위의 잦은 충돌로 이어진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크게 악화되었다. 2019년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비행 중이던 미국의 드론 RQ-4 글로벌 호크(Global Hawk)를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을 크게 비난하며 보복을 예고하고, 이란을 군사기지를 폭격하기 위한 계획을 검토하였으나 사상자 발생을 이유로 공격을 취소하였다. 미국의 드론이 격추된 지 약 한 달 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비행 중이던 이란의 드론을 격추시켰고,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2019년 미국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 구상과 더불어 2020년 이란의 솔레이마니 장군에 대한 드론 표적사살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림2.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이란 내 시위(출처: Shutterstock.com)

한반도 역시 값싼 드론의 군사적 활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관계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크게 악화되었는데 이 기간 북한은 드론을 활용하여 청와대, 서해 5도 등을 촬영하기도 하였다. 특히, 2015년 8월 북한이 매설한 DMZ 지뢰폭발사건으로 인해 남북 관계는 크게 악화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다. 남북 간의 위기 고조로 대한민국의 전방은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였고, 북한은 전군 준전시 상태였다. 이러한 긴장 상태 속에서도 북한은 소형 드론으로 군사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을 지속적으로 침범하여 대한민국의 대공 경계태세 격상 및 전투기 출격까지 위기가 고조되었다.6 2022년 12월에도 북한의 드론이 수차례 대한민국의 영공을 침범하여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에 높은 수위의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강력한 대응책을 준비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20세기 핵무기가 강력한 억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 사용의 임계점을 높였다면, 21세기 드론은 정치적 경제적 낮은 비용을 통해서 군사력 사용의 임계점을 낮추었다. 군사력 사용의 임계점 저하는 군사적 충돌이 쉽게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군사력의 사용과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의 사례와 같이 쌍방의 연쇄적인 보복으로 이어지며, 한반도의 사례에서처럼 긴장의 고조와 더불어 군비증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복의 교환과 이에 따른 안보불안이 군비경쟁(Arms Race) 및 위기고조로 이어지는 것을 분쟁의 나선형 모형(Spiral Model)이라고 하는데, 왈라스(Wallace 1979)의 연구에 따르면 나선형 모형에 따른 군비경쟁 발생 시 80%의 경우가 전쟁의 발발로 이어졌다.7 따라서 드론으로 인한 낮은 수위의 빈번한 군사적 충돌은 위기 고조와 전쟁 발발의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위기 고조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어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드론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향력의 확대와 개입

국가 중에는 현재의 국제적인 상태에 만족하며 이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국가도 있고, 이에 불만을 품고 현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국가도 있다. 국제관계학에서는 전자의 유형을 현상유지 국가(Status-quo state)라 하고, 후자를 현상타파 국가(Revisionist state)라고 부른다. 현상타파 국가에도 여러 가지 수준이 있다.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현상을 타파하려는 국가가 있는 반면, 전쟁은 회피하면서 조심스럽고 제한적으로 현상을 변화시키려는 국가가 있다.8 후자의 경우를 제한된 현상타파 국가라고 한다. 제한된 현상타파 국가는 전쟁과 평화의 경계가 모호한 회색지대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며 드론은 이러한 회색지대 전략에 적극적으로 활용된다.9

중국은 일본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센카쿠/다오위다오 열도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군사용 드론으로 이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정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센카쿠/다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영향력을 조금씩 강화하고 있다. 2013년 9월 9일 중국의 드론이 이 지역을 정찰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영공 침범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F-15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하였고, 이후 정부 성명을 통해서 외국의 드론이 일본군의 경고를 무시하고 영공을 침범하려 할 시에 적법한 표적으로 간주하여 이를 격추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중국의 드론이 일본에 의해 격추될 시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하여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였다.10

드론을 활용하여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또 다른 국가는 바로 튀르키예(터키)이다. 냉전시대 방어적 태세와 적극적인 친서방 정책을 추구했던 튀르키예는 탈냉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걸프전쟁에 의해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운동이 촉발되고, 내부적인 안보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중동과 코카서스 지역에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자국 안보에 유리한 국제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드론은 튀르키예의 이러한 대외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2020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쟁에서의 드론을 활용한 개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튀르키예와 동맹 관계에 있는 아제르바이잔은 1994년 제1차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에서 패배하여 아제르바이잔계 인구 비중이 높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아르메니아에 빼앗겼다. 하지만 2020년 제2차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은 아제르바이잔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으며, 아제르바이잔의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는 승리의 주역으로 튀르키예가 제공해준 드론을 치켜세웠다. 아제르바이잔 군은 튀르키예의 드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아르메니아의 기갑부대를 격멸시켰으며, TB2 바이락타르(Bayraktar)로 대표되는 튀르키예의 드론은 효과적인 공격으로 아제르바이잔 군의 작전을 도왔다. 아제르바이잔의 승리 이후 튀르키예는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는 평판과 더불어 전투력과 경제적인 효율성을 두루 갖춘 방산 국가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었다.11

현재 진행 중인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드론을 활용한 주변국의 개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이란은 러시아에 이란제 드론인 샤헤드(Shahed)-136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의 드론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에 피해우크라이나에 상당한 피해를 주었고, 이에 우크라이나는 이란의 개입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단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12

나가며

오늘날 드론이 가져온 국제관계의 변화는 핵무기의 그것만큼 극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드론이라는 무기체계의 특성은 무기를 수단으로 하는 전쟁과 전쟁을 수단으로 하는 국제정치에 새로운 모습 만들어내고 있다. 핵무기의 확산은 국제사회에 공멸의 두려움을 가져왔으며, 핵무기 확산의 구조적인 위험과 무책임한 이들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가는 위험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협력을 통해 다양한 군비통제 레짐(Regime; 제도, 체제)과 기구를 만들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로 대표되는 국제 레짐과 기구는 오늘날 핵무기의 무차별한 확산을 막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핵 사용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드론은 군비통제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 드론 자체만으로는 군비통제의 대상이 되기에는 어렵다. 그동안 인류는 구분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는 무기체계에 대하여 강력하게 통제해왔다. 이러한 무기체계에는 핵무기로 대표되는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뿐만 아니라 지뢰, 화염무기, 실명 레이저 무기 등 비인도적 재래식 무기까지 포함되었다. 하지만 드론은 이러한 특정무기체계에 대한 다자간 군비통제의 조건은 충족하지 않는다. 다만, 드론은 미사일과 같이 대량살상무기를 운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을 주도로 대량살상무기 운반이 가능한 드론의 무차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13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생활을 개선하는데 막대한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인류는 발전한 기술로 끊임없이 서로를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기체계는 국가 간의 관계에 영향을 주며 때로는 인류를 거대한 비극으로 몰고가기도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무기가 국가 간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어떤 시대를 만드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드론은 자동화(automation) 기술의 산물이다. 이제 기술은 자동화를 넘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화(autonomous)로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미된 다양한 무기체계와 군 조직은 전쟁을 새로운 형태로 변화시킬 것이며, 이는 국제관계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과 그와 함께 탄생하는 무기에 의한 문제는 최소화하고 이를 슬기롭게 활용하기 위해서 그에 따른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14

읽을 거리 

Hwang, W-J. (2021). How are drones being flown over the gray zone? Defense & Security Analysis 37(3), 328-345.

전쟁은 하고 싶지 않지만 현재의 세계를 바꾸고 싶은 국가들이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무기체계는 이들 국가를 어떻게 도울까? 21세기 전쟁의 중요한 무기체계로 등장한 드론은 전쟁뿐만 아니라 그보다 낮은 수준의 충돌에서 특히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간 분쟁의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Hwang, W-J. (2022). The extension of Turkish influence and the use of drones. Comparative Strategy, 41(5), 439-458

2020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의 드론을 활용한 전술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아제르바이잔이 하늘에 띄운 드론에 의해 아르메니아의 전차를 비롯한 재래식 무기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드론을 아제르바이잔에 공급한 국가는 바로 터키이다. 터키는 왜 아제르바이잔에 드론을 적극 지원했을까? 터키 드론의 활약은 지역 내 터키의 위상과 국제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다.


[1] Bureau of Investigative Journalism. “Drone Warfare.” https://www.thebureauinvestigates.com/projects/drone-war

[2] Wheeler, W. (2012. 2. 28). The MQ-9’s Cost and Performance. Time; 황원준·박상중. (2019). “무인기의 발전과 안보 딜레마 가능성 분석.” 『전략연구』 제26권, 제3호, 72-74.

[3] Garzke, E. (2019) Blood and robots: How remotely piloted vehicles and related technologies affect the politics of violence. Journal of Strategic Studies, 44(7), 983-1013.

[4] 황원준. (2022). “테러와의 전쟁과 무인항공기 공습 증가 요인 연구: 오바마 행정부의 파키스탄 사례를 중심으로.” 『국가전략』 제28권 제1호, 115-140.

[5] Plaw, A. & M. S. Fricker. (2012). Tracking the Predators: Evaluating the US Drone Campaign in Pakistan. International Studies Perspective, 13, 355; Brunstetter, D. & M. Broun. (2011). The Implications of Drones on the Just War Tradition. Ethics & International Affairs, 25(3), 346.

[6] 황원준·박상중. “무인기의 발전과 안보 딜레마 가능성 분석.” 78-83.

[7] Glaser, C. L. (1997). The Security Dilemma Revisited. World Politics, 50(1), 171; Wallce, M. D. (1979). Arms Races and Escalation: Some New Evidence. Journal of Conflict Resolution, 23(1), 3-16

[8] Mazarr, M. J. (2015). Mastering the Gray Zone: Understanding a Changing Era of Conflict (Carlisle: U.S. Army War College Press), 20.

[9] Hwang, W-J. (2021). How are drones being flown over the gray zone? Defense & Security Analysis 37(3), 328-345.

[10] Hwang, W-J. (2020). Development of Peoples’ Republic of China’s Unmanned Aerial Vehicles (UAVs) and Its Impact on the East China Sea. International Journal of China Studies, 11(1), 135.

[11] Hwang, W-J. (2022). The extension of Turkish influence and the use of drones. Comparative Strategy, 41(5), 449-450.

[12] 정빛나. (2022. 10. 19). “우크라, ‘러에 자폭드론 제공’ 이란과 단교 추진.” 『연합뉴스』

[13] 황원준. (2020). “군사용 무인항공기의 다자간 군비통제 필요성, 한계, 강화방향.” 『국가전략』 제26권 제2호, 175-203.

[14] 황원준. (2021). “인공지능과 인간안보: 토픽모델링 기법을 활용한 유럽의 인공지능 안보화 분석.” 『21세기정치학회보』 제31집 제2호, 5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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