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학기에 원격지도 받기

S(24)는 2016년 12월 15일 석사학위 논문심사를 끝내고 석사학위 소지자가 되었다. 매년 1,000여명이 넘는 학생이 석사학위를 받는 KAIST에서 굳이 S의 석사학위가 왜 특별하냐 하면, 하필 논문 작성을 시작할 6월 말쯤 지도교수님이 독일 뮌헨으로 연구년을 보내러 가시게 되면서 그들 사이에는 약 8,700km의 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진짜 거리. 이 글은 2016년 6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6개월 간 S가 어떻게 “원격지도”를 받고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글이다.

“니들이 독일 맥주 맛을 알아?” 맥주 한 잔에 담긴 일주일의 해외 활동 프로그램 기록

결국 독일 맥주의 빼어난 맛은, 전통과 변화 사이의 고민 위에 드러나는 독일인들의 가치관과 그들이 걷는 거리, 그리고 그들이 맥주를 즐기는 양조장의 분위기에서 나온다. 우리의 맥주, 우리의 과학기술정책 역시 그럴 것이다. 꿈에서 깨어난 5인의 대학원생이 대한민국의 대전에서 다시 모였다. 뮌헨을 재현해보겠다며 족발을 배달시키고, 현지에서 맛있게 먹었던 굴라시 수프를 끓이고, 작은 프레즐 과자를 사고, 각자 뮌헨에서 사 온 귀한 맥주도 한 병씩 꺼내 들었다. 그럴 듯하게 흉내는 냈으나, 결국 이곳이 그곳일 수는 없었다.

라이프 오브 유알피

아득한 수평선 저 너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디로 가야할지 알지 못한 채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던 나는 마치 URP라는 작은 배 안에 갇힌 것 같았다. 문득 언젠가 보았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영화처럼 작은 배 안에는 제대로 놀지 못해 말라 죽어가는 나와 영원히 길들여지지 않는 벵갈 호랑이같은 연구 주제만이 남겨져 있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호랑이 리차드 파커는 내게 URP연구 그 자체이자 동시에 소셜벤처였다. 멍하게 빛나는 구글 스칼라 검색창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연구가 끝났을 때 살아있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어쨌거나 리차드 파커, 아니 URP연구는 앙상한 뼈만 남긴 채 나를 뭍에 닿게 할 것이라고.

절대빈곤상태 체험: 72시간, 칼로리, 그리고 식의주(食衣住)에 대하여

실험은 10월 20일(목) 00시에 개시되어 22일(토) 23시 59분에 종료되어, 정확히 72시간이 소요되었다. 실험은 72시간 동안 연속되기만 하면 어떤 날을 택해도 상관없었으나, 2일의 평일과 1일의 주말을 넣음으로써 실제 주5일제와 비슷한 상황을 조성하였다. 현금과 체크카드를 동시에 사용하였지만, 모든 지출에서 즉시 금액을 기록하였기에 72시간 동안 계산 실수는 없었다. 또한 실험 전에 구입한 커피믹스와 비타민의 가격도 개당 단가를 따져 합산하였고, 하루에 4,000원 이하의 소비를 원칙으로 하여 첫날의 충동구매로 인해 2일차, 3일차에 굶는 것만은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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