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동물 위령제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실험실과 가까운 사람이었다. 특별히 우리 연구실은 뇌를 연구하기 때문에, 희생된 쥐의 뇌를 바로 추출하여 샘플로 사용한다. 쥐를 케이지에서 꺼내고 내 손에 뇌가 들려 있었을 때까지 들었던 오묘한 기분은 글로 옮기기 힘들다. 그래봤자 작은 실험용 쥐이고, 연구에 필요하다는 당위성까지 있었지만, 무언가 죽인다는 불쾌함과 망설임, 죄책감 등이 뒤섞여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죽여온 많은 생명들은 단단한 외피가 있거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동물의 형태를 가지지 않았다. 털과 척추와 눈이 있는 무언가를 죽인다는 것, 그 숨이 끊어지는 찰나를 내 손 위에서 본다는 것은 머리로나 마음으로나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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