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중독: ‘인간 문화컨텐츠’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KAIST 기술경영학부 박사과정

박사아미 1호


[미리 알고 보는 덕질 관련 용어 by 네이버 사전]

  • 덕질: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 덕후: 일본어 오타쿠(御宅)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준말. 오타쿠의 의미로도 사용되지만, 어떤 분야에 몰두해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 입덕: 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함.
  • 탈덕: 어떤 분야나 사람에 대하여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그만둠.
  • 직캠: ‘직접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을 뜻하는 준말.
  • 움짤: 주로 인터넷상에서 움직이는 사진이나 그림, 동영상 따위를 이르는 말.
* 편의상 ‘방탄소년단’을 ‘방탄’으로 줄여 부를 수 있음

“일어나십쇼! 안 일어나십니까?”

방탄소년단이 깨워주는 모닝콜에 눈을 뜨면 먼저 트위터에서 간밤에 새로운 소식이 없었는지, 오늘은 챙겨야 할 특별한 일정이 없을지 확인한다. 정신을 어느 정도 차리고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으며 출근을 하는데 왠지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것 같다. 이 기세로 오전을 버틴 뒤, 오후에 커피를 한잔 하며 각종 커뮤니티를 순회하면서 팬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구경한다. 다시 현생을 살다가 저녁때까지 짬짬이 SNS에 어떤 새로운 사진과 움짤들이 올라왔는지 구경하며 내 마음속에 저장한다.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유튜브에서 방탄의 공식 영상이나 팬들이 올린 재미있는 영상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다가 어느 순간 자고 만다. 이렇게 덕후의 일과는 소셜미디어로 시작해서 소셜미디어로 끝난다. 

그림1

그림 1 방탄소년단[1]

 

Ubiquitous, 소셜 미디어의 힘

위의 일과를 보면 뼛속까지 덕후일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과거 90년대 1세대 아이돌인 ‘신화’의 팬 ‘신화창조’였던 때 이후로는 아이돌과 거리가 멀었다. 신화창조로서 활동한 것도 초등학생 때까지였고, 중학교 이후로는 아이돌보단 게임에 관심이 많았다. 국내 가요라고는 발라드가 아니면 거의 듣지 않았고 주로 팝송을 듣곤 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방탄소년단을 덕질하는 지금의 나는 약 15년 전 신화를 덕질했을 때와는 굉장히 다르다. 지금에 와서 이렇게 열성적이게 된 것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이었을까.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 자체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나 오고 가는 화제 속에서 들어 어렴풋이 익숙하긴 했다. 하지만 처음 방탄소년단이라는 실체를 접한 것은 유튜브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유튜브를 떠돌아다니고 있었는데 한 영상이 눈에 띄었다. ‘방탄소년단 레전드 직캠’과 비슷한 제목을 한, 팬이 직접 찍은 고화질의 이른바 ‘직캠’ 영상이었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레전드래. 나는 영상을 재생했고 몇 분이 채 되지 않아서 무지막지한 퍼포먼스 영상은 뇌리 깊숙이 각인되었다. 레전드구나. 

이후 우측의 추천 영상 목록에 있는 ‘BANGTANTV’의 공식 비하인드 영상들과 팬들이 친절하게 제작해 놓은 ‘입덕’ 영상들이 자동재생되었다. 유튜브의 자동재생 기능은 매우 무섭다. 현재 시청 중인 영상과 비슷한 주제의 영상들을 리스트로 추천해주는데, 기본적으로 활성화 되어있는 자동재생 기능을 수고스럽게 끄지 않는 이상 계속하여 영상들이 연달아 재생되고 정신을 차려 보면 몇 시간이 지나가 있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며칠간 별다른 노력 없이 유튜브가 맞춤 동영상으로 추천해주는 영상들을 통해 방탄소년단을 학습하였고, 이들은 뭔가 다르다고 느꼈더랬다. 그것이 칼군무에서 느껴지는 힘이었는지, 내가 인식하는 아이돌과 다른 음악이라 생각했던 것인지, 혹은 이것들의 복합적인 작용인지는 몰라도, 내가 본 수십여 개의 영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더 깊은 곳으로 인도하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본격적인 덕질을 위해 트위터 계정까지 만들어버린 상태였다. 나는 방탄소년단의 공식 트위터 계정과 국제적으로 다양하고도 방대한 팬 계정들을 보며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어서 와, 방탄은 처음이지?” ‘쩔어’의 한 소절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했다. 

신화창조가 아미가 되는 순간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15년 만이다. 물론 그 사이에 빅뱅이나 동방신기처럼 학창시절 좋아했던 아이돌이 없지 않았지만, 팬클럽까지 가입하게 된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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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유튜브 자동재생 기능 예시[2]

신화와 방탄, 그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다를까. 우선 확실히, 과거나 현재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심은 같아도 환경적이고 방법적인 면에서 진화했다. 즉,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다양한 온라인 소셜 미디어가 출현했다. 이것은 곧 빠르고,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정보 공유와 소통이 가능함을 뜻한다. 현대의 아이돌 덕질의 중심에는 아이돌과 팬의 관계를 더 긴밀하게 다져주는 소셜 네트워크가 있었고, 방탄이 성공한 여러 이유 중 손꼽히는 한 가지는 바로 이를 활용한 소통과 공유이다. 

과거 초등학생 당시 신화를 덕질했던 기억을 살펴보자. 새로운 앨범이 나오면 테이프(혹은 CD)를 구매하고 음악 방송 시간에 맞추어 집 전화기로 ARS 투표하는 것 외에는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대부분의 팬클럽 활동은 오프라인 기반이었고, 온라인 활동은 메인 팬 커뮤니티 이외에는 각자 팬마다 별도로 2차 생산을 하는 사이트가 전부였다. 심지어 메인 팬 커뮤니티 역시 사라졌다 새로 생겼다 하길 반복하고 있을 정도로 불안정했다. 지금이야 신화컴퍼니가 설립되고 신화 상표권을 되찾으면서 다음에 공식 카페도 생겼지만, 이전에는 기획사 측에서 중심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허브가 없었기 때문에 온라인 덕질이라고는 팬들이 만들어 놓은 우리 오빠들 볼펜 띠나 시간표를 인쇄하여 붙이는 것이 현실이었다. 2000년대 초반 어린 신화창조에게 나와 아이돌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은 주황색 우비였다.

반면 현대의 아이돌 팬이라 함은 자고로 내 가수의 영상이 업로드되면 반복 시청으로 조회수를 올려주고,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숨 쉬듯 음원을 스트리밍 하며, 매일같이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요, 각종 움짤을 만들거나 고화질 직캠을 찍어 팬들 사이에 널리 퍼뜨려 이롭게 하는 덕목을 가진다. 물론 과거와 비슷하게 물리적인 앨범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인터넷에 음원이 뜨자마자 바로 들을 수 있고, 투표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 필요도 없고, 방송을 위해 사전 녹화를 했다던가 공식적인 출국 일정들이 있다면 현장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SNS를 통해 바로 알 수 있다. 앞서 말한 빠르고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특징들이 모두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지속적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이돌 측에서 제공되는 컨텐츠, 소위 ‘떡밥’이 풍부할수록 틈이 없다.

현재 방탄소년단은 크게 네 가지 경로로 매일같이 떡밥을 풀어내고 있다. 다음 공식 팬카페 ‘BANGTAN’ [링크], 공식 트위터 계정 ‘@BTS_twt’ [링크], 공식 유튜브 채널 ‘BANGTANTV’ [링크], 공식 V Live 채널 ‘BTS’ [링크]가 그것이다. 다음 공식 팬카페를 통해서는 주로 공식 스케줄이나 공지 및 팬들 간의 소통, 그리고 멤버들의 깜짝 방문이 있다. 공식 트위터 계정은 기획사의 관여 없이 멤버들이 함께 직접 사용하는 계정으로 일상을 공유하며, 가장 가깝게 소통한다고 느낄 수 있는 채널이다. 공식 유튜브 채널은 대부분 기획사측에서 제작한 비하인드 영상인 에피소드와 방탄밤이 주를 이루며, 비정기적으로 멤버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들도 게시된다. V Live는 멤버들이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팬들과 채팅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이 외에도 VOD로 기획사가 자체 제작한 방탄의 예능 컨텐츠도 접할 수 있다. 심지어 이 네 가지 플랫폼은 가장 대표적인 소통 채널이고, 기타 부수적으로도 사운드 클라우드나 블로그 등 다양한 방법 또한 동원한다. 

 

방탄소년단의 소셜미디어 활용법

이처럼 방탄은 다양한 플랫폼을 그냥 무작정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컨텐츠 성격과 종류를 구분하여 매우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방탄이 SNS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컨텐츠의 질적인 측면에서 더 진가를 발휘하고 있으며, 이것은 현대의 여타 아이돌과도 차별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의 강점 중 하나는 이들이 스스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직접적으로 팬들과 소통하려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연습한 노래나 안무 영상을 올리기도 하며, 곡이나 무대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과 느낌까지도 공유한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는 그 수단으로써 활용되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환상 세계에 사는 유니콘 같은 존재가 외치는 것이 아니고, 지금 바로 너의 곁에 있는 동네 친구가 얘기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것에 대한 동질감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방탄소년단의 소셜미디어 활용 사례들을 보면, 먼저 일상 공유로 간단하게는 트위터를 통해 평소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추천곡을 공유하기도 한다. 가끔씩 유튜브에 멤버들과 여행을 다니며 촬영한 영상을 방탄 멤버가 직접 브이로그 형식으로 편집하여 업로드하기도 한다. 특정 멤버들의 생일에는 다른 멤버들이 생일을 맞이한 멤버의 엽기적인 사진을 공개하는 것이 일종의 관습으로 자리 잡았으며,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들의 의지를 기부를 통해 실천하기도 한다. 이를 따라 팬들 또한 멤버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SNS에 인증하는 팬덤의 문화도 있다. 예를 들어 작년 12월, 멤버 ‘진’의 생일을 맞아 진 본인은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에 약 20개의 밥그릇과 담요, 320kg의 사료를 소속사를 통해 전달하였고, 국내 팬들은 진의 고향 과천시에 여성용품을 기부하였다.[3] 그리고 해외 팬들은 진의 캐릭터인 알파카를 쿠스코[4] 시설에서 진의 이름으로 입양하였으며, 겨울에 취약한 아기 알파카들에게 겨울 코트를 후원하기도 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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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방탄소년단 멤버 ‘진’의 생일을 맞아 진행된 기부와 동물 입양 사례[6]

일상의 모습을 공유하는 것 외에도 이들의 노력과 성장, 그리고 생각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는 것도 매우 큰 흡인력이 있다. 간혹 본인들의 노래와 춤이 아닌 다른 가수의 노래를 연습하여 커버한 영상도 트위터를 통해 올라오며, 안무 커버 영상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방탄의 리더 RM은 새로운 앨범이 발매되면 실시간으로 V앱을 통해 팬들과 대화하며 곡에 대한 해석이나 작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고 질의응답도 한다. 이와 같이 방탄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그중 일부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방탄소년단과 팬덤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들도 더러 있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가면을 쓰고 적당히 가려가며 뻔하고 예쁜 결과물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본인들의 업이 팬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어떠한 생각과 태도로 임했는지를 공유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진심으로 전달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으로 방탄소년단은 팬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고, 아미 또한 방탄으로부터 진실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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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트위터나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공유되는 방탄소년단의 글귀와 말들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내용 모음[7]

 

팬들의 소셜미디어 활용법

소셜미디어가 강력한 것은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의 소통이 가능한 면도 있지만, 팬들 사이의 정보 전파와 유대감 공유에도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팬이라고 하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기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대의 덕질 문화에는 콘텐츠를 공급하는 팬들도 있다. 여기엔 일명 ‘홈마’도 속해 있는데, 아이돌의 공식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고화질 근접 촬영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하는 계정이다. 이에 대해서는 저작권이나 사생활 침해 이슈 등 민감한 논란거리들이 함께 따르는데, 본문에서는 주제가 흐려지기 때문에 콘텐츠 공급자 역할로만 언급하고자 한다. 직접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홈마 외에도 공식 사진이나 영상을 보정하거나 ‘움짤’로 만드는 등 재가공하여 공급하는 계정들도 있다. 또한, 팬들은 재미있는 영상들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하나의 영상으로 편집하여 각 나라의 개그 코드에 맞게 2차 창작물을 즐기기도 하는데, 여기엔 주로 입덕 영상이라던가 멤버별 특징을 담은 영상, 그리고 ‘try not to laugh challenge’ 등이 있다. 특히 ‘try not to laugh challenge’ 영상은 제목대로 웃긴 영상만 모아놓고 웃지 않도록 노력해보라는 영상으로, 비슷한 계열로 ‘funny moments’나 ‘btx being extra’ 류의 영상들이 있으며 주로 해외 팬들이 즐기는 영상이다.

사실 방탄의 팬덤인 아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먼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고 국적이나 인종,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 콘서트 사례를 보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기도 하며 남성 팬도 많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해외 아미들은 한글로 되어 있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나 트위터 게시글들을 전부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하고, 유튜브 영상에도 영어 자막을 달아 공유한다. 이러한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인기몰이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여기에는 ‘Reaction video’라고 영상을 보며 자신의 반응을 녹화하여 공유하는 독특한 소셜미디어 문화 컨텐츠가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남이 영상을 보는 것을 내가 굳이 뭐하러 보겠냐는 생각이 들었으나 보다 보니 묘하게 같이 보고 즐기는 듯한 경험을 했고, 익숙해질 즈음엔 다른 사람들은 이 영상을 보고 어떤 생각이나 반응을 보이려나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특히 ‘first time reaction’ 등과 같이 처음으로 방탄소년단을 영상으로 접하는 리액션 영상들을 보면 어떻게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에 입덕하여 아미로 거듭나는지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리액션 유튜버 중 하나인 ‘BRISxLIFE’의 리액션 영상을 개인적으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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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 리더 RM의 신규 앨범 해설 V앱 영상 축약본 [링크]

영상 2 Try not to laugh challenge 예시 영상

영상 3 BRISxLIFE의 ‘Namjoon being done with BTS (english) reaction’ 영상

영상 4 방탄소년단 그래미 뮤지엄 인터뷰 영상

이와 같이 팬들끼리도 2차 생산 및 가공을 하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한다.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와 팬 간에, 그리고 팬들끼리의 소통이 단지 개별 단위의 단발성 상호작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빠르고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소셜미디어 컨텐츠 활용으로 아이돌 팬 문화로까지 확산된다는 점이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아미의 문화로는 ‘퍼플 캠페인’이 있다. ‘퍼플 캠페인’은 아이돌인 방탄소년단이 공항에 나타날 때 극성스러운 팬들로 인해 다치거나 아수라장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미들이 자발적으로 트위터나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진행한 캠페인이다. 방탄소년단과 아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보라색 리본을 들고 멀리 떨어져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라인을 형성하는 것인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아미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캠페인으로 확산되고 있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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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팬덤 아미가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하고 있는 퍼플 캠페인[9]

다시 말해 현대의 아이돌은 단순하게 노래하고 춤추는 가수가 아니고, 팬들과 소통하고 문화를 만드는 살아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자체인 것이다. 때문에 이 살아있는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에 상주할 수밖에 없게 되며, 결국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365일 ‘혜자소년단’에 중독되어 쉴 틈이 없는 양상이다.

 

현생을 사는 에너지로 전환해보자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덕질의 대상을 지칭하는 데 통용하는 말이다. 원래는 영화 아가씨에서 나온 명대사이지만, 덕질하느라 현실 생활에 무리가 가는 경우에서 인용하는 것 같다. 중독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몇 가지 뜻이 있는데, 그 중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가 가장 덕질 중독을 잘 설명하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중독을 말할 때는 장애가 있거나 병적인 상태의 의미를 내포하는데, 덕질 중독이라 함은 곧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덕질에 취해 있음을 뜻하는 걸로 볼 수 있겠다. 

나에게 방탄은 에너지 전도사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와 내면에 담고 있는 그들의 생각들, 그리고 항상 노력하는 모습과 업에 임하는 자세가 나를 더 열심히 살도록 자극한다. 이들의 컨텐츠엔 소셜 미디어상의 덕질로 얻은 정신적 에너지가 현생을 영위하는 추진력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의미를 불어넣어 주는 힘이 있고, 방탄과 아미라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내 자신의 행복에 상당 부분 일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것에는 방탄이 팬들에게 주고자 하는 진솔한 의미가 소셜 미디어라는 수단을 만나 빠르게 팬들 사이에서도 공유가 되어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었기 때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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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데뷔 5주년 맞이 2018 BTS FESTA에서 ‘우리가 쓰는 방탄 프로필’ 중 방탄소년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편집/보정한 사진[10]


볼거리

BTS: Burn the Stage & Burn the Stage: the Movie

“BTS: Burn the Stage”는 유튜브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컨텐츠로, 2017년에 300일간 진행한 방탄소년단의 윙즈 월드투어의 비하인드 스토리이다. 또한 “Burn the Stage: the Movie”는 이전에 영화로 개봉했으나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방탄소년단의 무대 뒤의 모습과 투어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다뤘다.

BTS ARMY: Inside the World’s Most Powerful Fandom | MTV News

MTV에서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ARMY)에 대해 다룬 기획 영상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어떤 컨텐츠들이 팬들 사이에 유통되고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다룬다.


[1]: “NEXT GENERATION LEADERS”, http://time.com/collection/next-generation-leaders/

[2]“BTS Try Not To Laugh Challenge (BTS funny moments)”, https://youtu.be/XIwEs3aY_-A

[3]: 이데일리(2018.12.04), “방탄소년단 진, 생일 맞아 유기견보호소에 물품 기부 ‘훈훈’”, http://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21846619435240&mediaCodeNo=258 

[4]: (편집자 주) 쿠스코는 알파카로 유명한 페루의 도시이다.

[5]: 방탄소년단 진의 생일을 맞아 페루 아미들이 쿠스코 알파카 시설의 알파카를 입양한 사례, https://twitter.com/BTSARMY_Salon/status/1069614747748773890 

[6]: “동물자유연대”, https://www.animals.or.kr/support/room/39749 

[7]: https://twitter.com/ARMYPeru2/status/1069607482534838275

[8]: 문화일보(2018.10.26), “‘BTS 퍼플라인’의 힘… ‘사생팬’ 문화까지 바꿨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102601032212069001

[9]: https://www.dispatch.co.kr/1317849

[10]: 트위터 계정 @BTSor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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