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For Graduates

This interviewer was Dong-wook Derrick Kim and Minkyeong Kang, the editors of Behind Sciences vol.18.

Interview for Richard (두현, Ph.D.)

Question 1) 간단한 자기소개 (재학기간, 연구 주제 등)
그랜트 피셔 교수님 지도하에, 과학철학 박사 과정을 2018년에서 2025년까지 진행했습니다. 학위논문 분야는 독성학의 맥락에서의 연구 방법 개발 및 검증이고, 구체적으로 독성 위험평가를 위한 동물대체시험법이 개발되고 검증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과학적 및 정책적 문제를 탐구했습니다. 학위 연구 외에는 연세대학교의 베넷 홀만(Bennett Holman) 교수님과 미 제약 규제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2023년에 과학철학 학술지 <Philosophy of Science>에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더불어 홀만 교수님과 의학적 근거의 사회인식론에 관한 옥스포드 의학 철학 편람 챕터를 공동 저술했습니다. 그 외 기타 활동으로서는,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학과 대표, 케임브리지 대학교 과학사·과학철학과 방문 학생,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대학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Question 2)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7년 여정을 함께 해주신 지도교수님, 그리고 학과 및 졸업위원회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선배들도, 동기 후배들도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참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그 외에 학과 밖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께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혼자만 이룬 것이 아니라 배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자부심과 감사함을 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교수님의 첫 제자로서 성공적인 하산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 철학과 정책적 함의를 둘 다 가지고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학제 간 연구자로서의 정체성도 있습니다. (우리) 학과 특수성이 조금 있는데, 정규적인 철학과 트랙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프레셔가 있는 환경입니다. 이게 어찌 보면 양날의 검이지만, 정책적인 함의를 둔 철학자라고 소개하거나, 철학적 함의로 접근하는 정책학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수도 있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uestion 3) 본인에게 대학원 생활은 어떤 의미였나요?
일련의 세월을 함축하는 게 쉽진 않지만, 평소에 생각하기로는 전반적으로 여러 산을 등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각 산은, 학위 논문의 한 챕터나 프로젝트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각자 높이도 굴곡도 다르고, 올라가는 리스크나 경험도 다 다르다 보니까, 특히 막바지에 가면 얻을 수 있는 피로도도 성취도도 다릅니다. 사람마다 구체적인 경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자존감과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경험들인데, 여기서 학위논문 저술이란 일종의 베이스캠프였다고 생각합니다. 산맥 전체를 다 탐험할 수는 없는데, 하나하나 오르는 것도 많이 시간이 걸리므로, 중간중간 머무를 수 있는 요충지로서 논문이나 조사를 했던 곳, 다른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길라잡이로 공유될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타인도 유용하게 쓸 수 있게끔 물자를 구축해 놓는 베이스캠프.

Question 4) 졸업 후의 활동 및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상적인 루트는 학계에서 살아남아서 교수로 임용이 되는 것이겠지만, 버텨야 하는 단계들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소속으로는 독일의 라이프니츠 하노버 대학 산하 고등 연구기관인 SOCRATES에서 1년 동안 박사후 연구원으로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철학자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신용과 전문 지식 및 과학 기반 정보의 신뢰성(Social Credibility and Trustworthiness of Expert Knowledge and Science-Based Information)’의 약자입니다. 2023년부터 27년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여러 학자를 모아서 각자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오거나이징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크게 두 가지 연구를 수행 예정이며, 첫째는 규제 승인에 관한 사회인식론적 연구, 둘째는 독성학의 철학 연구입니다. 길게는 국내 및 해외 과학철학계를 연결하는 학자로서 활동할 계획인데, 영국 및 유럽 본토를 중심으로 국내와 연결하는 학구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네트워크를 자원으로 삼아서 앞으로의 방향을 찾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속해있는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는, 구체적인 케이스를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이번 포닥 후보 중에서 동양인이 저뿐인 걸로 알고 있어서, 한국 과학철학계를 홍보하고픈 마음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시의적절한 때에, 적절한 위치에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Question 5) 재학 중인 대학원생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갓 시작하거나, 막바지에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박사 과정 동안 생각한 것들은, 첫째는 기본기로, 자기 분야의 고전을 탐독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학과에서는 최신의 논문을 읽게 되기 쉬운데, 정작 그렇게 논문 리뷰를 받게 되면 “수십 년 전에도 논의됐던 것인데 이게 뭐가 새롭냐”라는 코멘트가 가장 두렵습니다. 고전이라 불릴 수 있을 만한 연구를 빨리 찾아서 늘 읽어보는 것이, 무엇이 새로운가를 단순히 넘어서 어떤 맥락에서 연구가 나왔는지, 심지어 메뉴스크립트나 메모 같은 데서 나왔을 수도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것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둘째로 학과 규정상 졸업을 하려면 SCI나 SSCI급 논문을 출판해야 하는데, 인문 사회계는 리뷰와 출판의 시간이 길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학술지 게재를 해봐야 합니다. 졸업뿐만 아니라 다른 심리적인 압박감도 크기 때문에, 단순히 논문을 잘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 심사위원의 피드백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학술지 게재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의 모든 커멘트를 반영하려다가 논문을 망치는 등의 경험을 하지 않으려면 논문 쓰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빨리 학술지 게재를 준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휴리스틱하게, 프로포절을 마치고 나서 3개월 전에 보내보는 것이 후배들에게 권하고 싶은 점입니다. 마지막은 심리적으로, 박사 7년의 시간 동안 굉장히 쉽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연구 실적을 쌓는 것도 어렵지만, 그 열정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저도 석사 때 주제와 박사 때 주제가 달라진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 고민을 잘 다스리면서,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나가는 긴 시간의 장기전을 버텨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나 말 해줄 수 있는 것은 기회가 언젠가 온다는 얘기입니다. 한편으로는 경고가 될 수 있는 것으로,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단 것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같이 작업하자고 얘기했을 때 초록조차 준비해 두지 않았으면 그 기회는 사라집니다. 스스로 꾸준히 뭐가 필요한지 생각해 가면서, 기회는 온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아가면 긴 시간 동안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부담을 줄여드리자면, 이 역시 휴리스틱하게, 평소에 100~500단어의 초록을 늘 만들어두고, 30초짜리 연구에 대한 소개를 마련해 두면, 학회에 가거나 누구를 만나도 그런 방식으로 소통을 하고, 그 자료가 쌓였을 때 스레드로 쌓아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요리를 위한 치킨스톡을 만들어두는 것처럼 말입니다.

Interview for Hyejeong (혜정, Ph.D.)

Question 1) 간단한 자기소개 (재학기간, 연구 주제 등)
카이스트에서 생명화학공학을 전공하다가, STP에서 석사 2년 박사 6년 동안 과학철학을 공부한 한혜정입니다. 연구 주제는, 케이스로는 신약 개발에 대한 역사적 사례를 탐구했고, 철학적 개념인 추구가치성(pursuit-worthiness)로 연결해서, 역사적 사례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했습니다. 

Question 2)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이런 날이 오긴 오네요.” (웃음) 이라고 하고 말을 줄이겠습니다. 할 수 있는 말은 많지만, 시작하면 또 너무 길어질 걸 아니까.

Question 3) 본인에게 대학원 생활은 어떤 의미였나요?
영화 “아가씨”에 보면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STP가 저에게 그런 의미였습니다. 원래 카이스트 공대였는데, STP에 진학하면서 STP 박사 학위가 생화공 학사 학위로 취직하는 것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올라갈 수도 있었습니다. 생화공도 재밌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미래가 있었겠지만, STP에 옴으로써 제 삶과 우리 사회에 대한 사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철학 교수님 밑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들어가게 된 것인데, 언제나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인간이 오히려 되어버려서, 그게 오히려 지금보다도 더 미래에 보면 뜻깊은 인생이었을 거라고 회상할 것 같습니다. 당장은 취직을 걱정하더라도. (웃음)

Question 4) 졸업 후의 활동 및 계획은 무엇인가요?
졸업 후에는, 제주대 윤리교육과에서 과학기술의 윤리학, 응용윤리학 과목들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단기적, 현실적으로는 학계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잡는 것이 목표긴 합니다. 학자로서 먼 목표는, “과학철학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추상적이고 “한국” “정책” 등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는데, STP에서 교육받은 사람으로서 “한국적 맥락” “사회적 고려”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그런 과학철학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과학철학자 헬렌 론지노(Helen Longino)가 있는데요, 과학철학자인 동시에 과학사회학으로도 유명한 사람입니다. 어떠한 데이터가 증거로 있을 때, 가설의 지지는 데이터 자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경가정의 영향도 받는다는 말로 유명해졌습니다. 그에 따르면, 과학이나 철학에서도 배경가정이 지역적인 맥락에서 특이하게 드러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도 한국의 사례들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한국의 사례들로 글로벌한 과학과 철학, 과학철학에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글로벌과 로컬을 연결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습니다.

Question 5) 재학 중인 대학원생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일단, 대학원에 이미 진학한 후배라면,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인문사회 쪽은 정성적 연구는 논문 사이클이 느리기도 하고 일자리도 적고 해서 심적으로 조급해질 텐데, 오히려 신체적•정신적 관리를 의식적으로 더 해야 합니다. 졸업하기 전에는 마음이 조급한 동시에 무거웠는데, 졸업을 하고도 조급한 건 똑같지만, 훨씬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웃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마음을 잘 다독이면서 해나가면 졸업이 다가올 것 같습니다.

Interview for Heewon (희원, Ph.D.)

Question 1) 간단한 자기소개 (재학기간, 연구 주제 등)
안녕하세요. 저는 전치형 교수님 연구실에서 2017년 가을부터 2025년 2월까지 공부한 김희원이라고 합니다. 표정 인식 기술의 역사적 기원에 대한 박사 논문을 썼고, 논문에서 다루는 시대는 1960년대부터 2010년까지입니다. 자동화된 표정인식기술이 인간의 기본 감정을 투영하는 표정을 상정하고 있는데, 저의 박사논문은 이를 ‘코드화된 표정’이라고 개념화하고 이를 만드는 심리학자 폴 에크먼의 과학적 실천과 정치•사회적 맥락을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Question 2)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오랫동안 공부했던 곳이기 때문에 많이 허전하고 아쉬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졸업하고 나니, 현실에 닥친 문제들에 치여 그 아쉬움을 느낄 틈도 없네요. 어떤 연구를 새롭게 시작할지,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잘 준비할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졸업을 했으니까 ‘STP 졸업생으로서 제 몫을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은 확실히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여전히 가장 자주 연락하고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STP 동료들이라서,  STP는 제 안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웃음) …너무 느끼한가요?

Question 3) 본인에게 대학원 생활은 어떤 의미였나요?
저에게 대학원은 새로운 일에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부딪혀 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대학원은 공부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한 기초 체력을 기르는 곳인데요. 그런 체력이 아직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학하더라도 스스로 방향을 잡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마련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라는 것이 사실 정해진 프로토콜 없이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한 과정인데, 교수님들께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학생들이 자기 생각과 능력을 충분히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uestion 4) 졸업 후의 활동 및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대학 강의를 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에서는 <문화기술인간>, 연세대학교에서는 <Critical Reasoning> 수업을 맡고 있습니다. 둘 다 학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강의입니다. 이제 막 대학에 들어온 친구들에게 학문 세계의 넓음과 즐거움을 소개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의실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학생만큼, 강의를 준비하고 가르치는 교수님도 꽤나 힘드셨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웃음)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표정인식기술의 역사적 기원을 다루었던 박사 논문 주제를 보다 발전시켜 인공지능 기술의 역사와 현장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Question 5) 재학 중인 대학원생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침묵과 함께 고민 후) 좋은 연구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STP 생활을 충분히 즐기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대학원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누리셨으면 합니다.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붙잡고 씨름해도 풀리지 않던 질문이, 집에 돌아가 따뜻한 물로 샤워할 때 문득 실마리가 잡히는 듯한 순간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졸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 해야겠지만, 졸업만을 생각하면서 지금 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Interview for Donghoon (동훈, Ph.D.)

Question 1) 간단한 자기소개 (재학기간, 연구 주제 등)
안녕하세요, STP 강동훈입니다. 저는 2018년 STP 석사 과정에 입학하며 최문정 교수님 연구실(Aging & Technology Policy Lab)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석사 과정에는 개인의 폐기물 관리 행동이 세대별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연구했습니다. 이후 2020년 박사 과정에 진학해 연구를 이어갔고, 연구 범위를 인류세와 전자폐기물로 확장하였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의 제목은 “인류세에서의 친환경 태도와 행동: 디지털 시대의 순환 경제를 중심으로”입니다.

Question 2)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매듭을 지었다는 생각에 개운하고 기쁩니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쭉 학교에 있었기에 한편으로는 두렵고 불안합니다. 지난 1, 2월 동안 캠퍼스를 거닐며 ‘진짜 학교를 떠나는 건가’ 하는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더 이상 학생증으로 문이 열리지 않을 때 ‘이제 진짜 구성원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겁나기도 했습니다. 기쁘고 설레는 동시에 두렵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Question 3) 본인에게 대학원 생활은 어떤 의미였나요?
마라톤을 해본 적이 없어 조심스럽지만, 석사 과정은 하프 마라톤, 박사 과정은 풀 마라톤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사 과정 말년, 친구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물해 줬는데 참 공감되었습니다. 설렘과 고양감을 안고 뛰기 시작하고, 분노와 후회를 느끼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 생각을 비운 채 그저 달리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어찌 됐든 완주했다’는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끼지만, 짜릿한 쾌감은 잠시일 뿐 다시 달리게 된다고 합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잘 달렸는지를 신경 쓰기보다는, 완주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경험칙을 얻어간다고 합니다. 저에게 대학원 생활은 그런 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Question 4) 졸업 후의 활동 및 계획은 무엇인가요?
현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에서 6개월 동안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그들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주로 공공영역의 과제라고 생각했지만,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그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식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가설을 갖고 있습니다. STP에서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이 일이 적성에 맞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 반년 동안, 이 일에 집중하면서 향후 계획을 고민해 보려 합니다.

Question 5) 재학 중인 대학원생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읽다가 만난 문장인데,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기분 좋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을 때 힘들었습니다.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이유가 있으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진솔하기만 해도 충분한데 너무 진지했다는 후회가 있습니다. ‘허슬해야만 해.’라는 생각과 자책에 빠졌을 때도 힘들었습니다. 반성으로 충분한데 지나치게 반추했던 것이 후회됩니다. 스스로 땅굴을 파고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는 게 도움이 되고, 그것이 STP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성에 대한 의문을 품고, 허슬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빠졌을 때, 오히려 연구와 글쓰기를 회피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기분 좋게 해야 긴 호흡으로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고, 중요한 일을 기분 좋게 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Interview for Yoonji (윤지, M.E.)

Question 1) 간단한 자기소개 (재학기간, 연구 주제 등)
안녕하세요, 박경렬 교수님 지도 아래 di-Lab 연구실에서 2022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석사과정을 진행한 우윤지입니다. 저는 신기술(emerging technology)의 등장이 산업계의 역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큰 분류로는 기술 혁신 연구의 갈래 아래 있고, 소셜 네트워크 분석 방법론을 활용해 특허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분석했어요. 기술의 등장/발전과 이에 따라 등장하는 기술 정책이라는 사회기술적 맥락 안에서 조직 간의 경쟁/협력의 구조가 시간에 따라서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Question 2)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저는 대전에 거주하기도 하고 졸업 후에도 아직 남아있는 일들이 있어서 학교에 자주 오다 보니 완전히 졸업을 했다는 감상은 아직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시원섭섭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

Question 3) 본인에게 대학원 생활은 어떤 의미였나요?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가 다시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았어요. 석사과정은 생각보다 짧았어요. 이전이라면 우물쭈물하면서 지나쳤을 기회들을 최대한 잡아보기 위해서 평소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감사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새로운 기회도 주어지게 되면서 제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Question 4) 졸업 후의 활동 및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재직 중인 회사에서 엔지니어로서 계속 근무하고 있습니다. 논문 마무리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고요.

Question 5) 재학 중인 대학원생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STP의 장점은 구성원들의 관심사와 배경이 모두 다르다는 점인 것 같아요. 연구 방법론도 제각기이고,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에게서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점의 의견도 들을 수 있어요. 자신의 연구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지만, 졸업까지의 과정이 막막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고민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결국 큰 자산이 되어, 나중에는 더 깊이 있는 연구와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Interview for Jisso (지수, M.E.)

Question 1) 간단한 자기소개 (재학기간, 연구 주제 등)
이번에 석사로 졸업한 심지수입니다. 재학 기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2021년 코로나 들어와서 4년을 채우고 졸업했습니다. UN 소속으로 우즈베키스탄에 파견된 1.5년이 포함된 4년. 연구 주제로는, 과학기술과 국제개발, 특히 국제교육개발 분야에서의 과학기술 활용으로 졸업했습니다. 교육과 국제개발과 과학기술의 세 가지 요소를 이론적인 측면, 실용적인 측면에서 통합을 하는 이론 프레임워크와 머신러닝 알고리즘 프레임워크 개발까지, 논문이 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국제개발 데이터가 수집은 되는데 퀄리티 문제가 늘 있고, 이 텍스트 데이터를 분류하는 시스템도 잘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수기로 분류하던 데이터를 자동화 분류하는 것도 만들었습니다. 국제개발과 교육을 다루는 텍스트만을 추출하는 모델입니다.

Question 2)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처음 느낀 소감은, 두려웠습니다. 왜냐하면 복학을 급하게 하고 졸업 논문도 급하게 쓰고 하느라, 다른 것에 투자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디펜스 준비와 졸업 준비가 같이 안 된 느낌이라, 졸업을 하고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취업 준비를 하고, 나름의 공백기도 있고, 막연한 “나 어떡하지?” 같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석사를 달고 나왔는데도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선택지가 많으니까 오히려 어지러웠습니다. 하던 공부를 다 포기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해도 되고, 지금 근무하고 있는 컨설팅 펌도 그렇고, 대기업 공채나 국제기구에서의 자리도 있고. 오히려 그다음에, 또 드는 감정은, 이게 되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웃음) 다르게 말하자면, 내가 이걸 했네, 라는 긍정적인 감정입니다. 어쨌든 간에 우당탕탕 해냈고, 눈앞에 학위가 있고 이런 게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Question 3) 본인에게 대학원 생활은 어떤 의미였나요?
대학원은 가치관 확립의 시기였습니다. 내가 누구지? 왜 공부하지? 어떻게 살아가지? 에 대한 답을 만들어가는 시간. 연구 주제를 정하는 데 있어서, 교수님이 제안 주신 주제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어쩌다 선배들이 모두 졸업하느라 랩에 혼자 남아서, 그 시기에 주제에 대해 너무 오래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 연구주제에 대한 애착이 큰 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국제교육개발을 선택했는데, 그게 카이스트에 와서 과학기술이란 테마가 추가됐습니다. 처음에는 브로드한 목표만 있고, 그걸 어떻게 연구로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었습니다. 결국은 연구 주제를 지켜냈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루고자 했던 나의 모습, 내가 나아가고자 했던 성장의 방향대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교육 분야에 삶을 바쳐서 헌신하고자 하는 가치관을 스스로 잘 확립했구나, 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걸 이뤄냈다는 점에서 제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Question 4) 졸업 후의 활동 및 계획은 무엇인가요?
모르겠어요.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모르는 채로 살았고, 인생이 원래 다음 스텝이 될 때까지 한치 앞도 모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항상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카이스트도, 컨설팅 펌도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지평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너무 공적인 영역뿐 아니라 산업계에 대한 지식도 쌓고 싶었습니다. 일단 저지른 다음에 명분을 만들고 있습니다. (웃음)

Question 5) 재학 중인 대학원생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그런 말이 있죠. 군대 가면 국방부 시계가 느리긴 느려도 가긴 간다. 언젠가는 끝이 있습니다. 저도 사실 우즈베키스탄에 파견되기 전에 이미 4학기를 마쳤는데도 논문을 안 써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지만, 결국 졸업을 했습니다. 장담컨대 저보다 석사 오래 다닐 사람은 없을 거예요. 누구든 저보다는 빨리 졸업을 할 것이고, STP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이미 역량이 검증된 것이니, 졸업을 못 할까 봐 너무 걱정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본인의 목표와 가치관을 연구에 반영해서, 자기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 했으면 좋겠고, 다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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