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근 1년간 꾸준히 진행되어 온 이른바 ‘전환기(transition)’ 논의에 대해 리뷰한다. 홍성주 연구위원과 이정원 부원장이 책임연구자로, 엄미정 외 3명의 STEPI 내부 연구자와 박상욱 외 3명의 외부 교수진이 참여한 STEPI 정책연구 보고서 『전환기의 한국형 과학기술혁신시스템』(2015.12, 이하 보고서)을 중심으로 필자가 관련 주제를 다룬 여러 토론회와 관련 인사들의 언론 인터뷰를 종합하여 보다 심도 있게 해당 문제를 검토했다.
Short Policy Review: 경기도 혁신클러스터 성과지표 개발 연구/ 기초연구 지원 동향 및 시사점 (II): 주요 강소국 사례/ 과학기술인력 양성 을 위한 교육 및 R&D 연계 촉진방안 리뷰 (vol. 1)
며칠 사이에도 수많이 열리는 정책토론회, 쏟아져 나오는 정책 보고서 및 연구결과… 결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나 필요한 ‘자료’가 부족하지는 않다. 다만 그 자리들과 자료들이 충분히 피드백을 받아 선순환적 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깊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구성된 침묵: 학생회 활동을 통해 바라본 대학원생 정책
정책이란,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서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힘 없는 대학원생들을 대표하는 사람에겐 이 세 가지 모두 참 어려운 과정이다. 학생들의 말을 들어서 문제를 파악해야 하는데 잘 들리지 않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학교와의 장벽에 가로막히고, 사람을 만나도 우리의 말을 자세히 들어주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 카이스트에서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대학원생들, 즉 미래 과학도를 꿈꾸는 사람들이 “조용한” 이유는 단지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거나 공부 밖에 몰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말하기 힘들도록 만드는 환경 때문이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시력을 잃었다.
2011년에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를 비롯하여,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 사고 등 크고 작은 화학물질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화학 물질 사고는 어느 특정한 공간과 계층에 한정하여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현대 사회의 화학 물질에 대한 의존성에서 기인한다. 화학 물질은 그 용도의 다양함으로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발전해왔고, 근래에 들어와서 더욱 넓은 범위에서, 더욱 많은 숫자가 유용되고 있다.
수리공은 왜 선로 안쪽에 들어가야만 했나?
사고에 대한 해석은 내러티브를 요구한다. 내러티브는 사고를 어쩌다 마주친 불행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배경 때문에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필연으로 틀짓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해석의 창이 있기에 우리는 사고를 이해할 수 있고, 재발을 위한 계획도 세울 수 있으며, 슬픔을 딛고 나아갈 수 있다. 그릇 없이는 어떤 물도 담아낼 수 없는 것처럼, 납득할만한 내러티브가 없는 사건 해석은 아무리 기술적으로 정교할지라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그렇다면 스크린도어 수리공 고 김 군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우리는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가?
‘과학문화’를 찾아서: Mapping Science Culture
우리들은 대부분 한 때 ‘호기심 천국’을 보고, 과학관에 가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어린아이였다. 더 커서는 학교에서 과학을 배우고, 간단한 실험을 해 보기도 하고, 영화관에 가서 ‘인터스텔라’를 보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고객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중 무엇을 “과학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